월급 70%이상 파킹통장에 넣어두는데 왜 돈이 안모일까요
2023.03.05 06:00
수정 : 2023.03.05 18:18기사원문
Q. 30대 A씨는 소득활동을 시작한 지 3년 됐다. 이 기간 동안 직장인으로서 '월급 70% 이상 저축'이라는 원칙을 늘 지켜왔다. 금리가 높은 파킹통장(수시입출금 계좌)으로 미리 옮겨 놓고 이자를 하루라도 더 받기 위해 이 가운데 상당 자금을 적금으로 자동이체했다.
A. 30세 A씨 세후 월 소득은 360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연간 기타소득으로 700만원이 잡힌다. 월 지출은 510만~560만원이다. 파킹통장(300만원), 보험료(10만원), 신용카드 대금(200만~250만원) 등 합산액이다. 파킹통장에선 250만원씩 적금으로 이체하고 있다. 자산은 파킹통장 잔액(3500만원), 적금(1500만원), 연금저축계좌(800만원)를 합쳐 총 5800만원이다. 적금은 총 7건으로 납입금액이 나눠져 있고 만기일도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청약통장은 부모님이 관리하고 있다. 할부금을 포함한 신용카드 잔액 550만원은 부채로 잡혀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소득 일부를 우선 저축하고 잔액을 쓰는 습관은 자산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돈이 모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는 본인의 저축습관을 되돌아봐야 한다. 대개 불균형하고 목적 없는 강제저축 등으로 노력은 가시화돼있으나 소득 및 지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돈이 줄줄 샌다. 추가로 벌어들인 소득은 쉽게 써버리기도 한다.
A씨 역시 소득활동 시작과 동시에 70% 이상을 저축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재무목표와 지출 계획 없이 오로지 저축 규모에만 초점을 맞췄다. 금감원 관계자는 "얼마를 저축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모은 돈이 흩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데도 노력을 쏟아야 한다"며 "연간 저축목표금액과 지출금액이 소득과 일치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무리 권장되는 저축습관이라도 스스로의 재무상황 및 목표와 어울리지 않는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는 뜻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저축 균형'을 찾을 것을 권했다. 월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첫 발이다. 저축을 무조건 늘리면 지출 자금이 부족해져 기껏 모은 돈을 훼손해야 하는 일이 닥치기 때문이다. 월 소득과 수당·상여·성과급 등 연간기타소득은 구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자를 '공돈'으로 인식해 돌발성 지출을 막기 힘들어진다. 동시에 필요비용은 고정비, 변동비, 연간 비정기 지출로 구분해 지출 예산을 수립해야 한다.
재무목표는 되도록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돈을 모아야 하는 의미뿐 아니라 저축기간, 필요금액 등을 예측해 저축을 꾸준히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며 이 단계가 갖춰져야 효율적인 투자 계획도 세울 수 있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핵심은 자신에게 적합한 저축방법을 찾는 일이다. 강제저축을 고수하면 결국 적금을 중도해지하거나 만기된 자금 일부를 헐어 쓰게 된다. 또 적금을 소액으로 여러 개 나눠 가입하면 만기일자도 다를뿐더러 만기 때 받은 돈 역시 소액이라 자금이 '뭉치지 않는' 한계가 있다. 결국 각기 다른 금융기관에 뿌려져 있는 저축 자산을 관리하지 못해 방치하게 된다.
들어오는 돈을 맹목적으로 파킹통장에 넣는 일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다는 금리상 이득이 있으나 입출금이 자유롭기 때문에 자연스레 지출이 늘어나게 되는 탓이다. 신용카드 사용 대금 역시 부채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결제일까지 해당 자금을 고금리 통장에 넣어두면 이자를 취할 수 있지만 신용카드를 쓰다보면 소비지출에 대한 경각심을 낮춰 더 큰 자산 소실을 가져오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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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