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과거 앙금 털고 경협 시너지에 몰두해야

      2023.03.06 18:20   수정 : 2023.03.06 18:20기사원문
정부가 6일 일제 강제징용 해법으로 제3자 변제안을 공식 확정한 가운데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발전 계승하는 양국 정상 간 공동선언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난마처럼 얽힌 외교갈등에 물꼬가 트이면서 한일 간 경색된 경제교류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지난 2019년 우리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배상 판결을 내리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상태에 빠졌다.

곧이어 일본 정부가 같은 해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수출에 제동을 거는 대한(對韓) 수출규제로 보복조치에 나서며 반일감정도 극에 이르렀다. 양국 간 혐오와 교류중단이 햇수로 따져 5년 만에 가라앉을 계기를 맞은 것이다.


사실 양국 갈등의 단초가 된 일본의 수출제한 보복조치는 우리 입장에서 억울한 면이 많다.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일방적인 수출제한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멀고도 가까운 일본과의 경제협력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2019년 당시와 현재의 글로벌 경제환경은 확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 외교안보가 경제보다 우선이던 시절에서 이제는 경제와 외교를 별도로 분리하는 실리 추구가 새로운 흐름이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을 계기로 '경제안보'가 중요한 가치가 됐다. 미·중 간 글로벌 공급망 확보전이 극에 달하면서 한·미·일 경제동맹은 안보와 뗄 수 없는 전략이 된 것이다.

우리가 먼저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풀고 일본이 수출제한을 해제하는 순으로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다. 일본도 경제협력 의지를 보여주고 '아웃 풋'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한일 양국이 기술력, 자본, 시장 교류를 통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일본은 한국을 일방적인 무역수지 흑자를 만들어내는 대상이 아닌 상호 시장협력과 제3국 시장 공동진출과 같은 경제 파트너라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어렵게 내린 결단인 만큼 우리 정부와 기업도 미래 지향적인 한일 간 경제협력을 발판 삼아 산업 고도화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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