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전, 카카오가 고지 점령했지만..."이제는 아무도 모른다"

      2023.03.07 17:19   수정 : 2023.03.07 17: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카카오가 SM(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히며 에스엠 인수전이 혼돈 속에 빠져들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시점에서는 카카오가 유리하다"라면서도 "3월31일 주주총회까지 어떤 변수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내다봤다.

■"카카오, 인수 의지 강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오는 26일까지 SM의 지분 35%(833만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절반씩 매수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최대 약 1조25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SM의 지분 3.28%(78만주)를, 카카오엔터는 1.63%(38만7400주)를 각각 확보한 상태다.
두 기업의 합산 지분율은 4.91%,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얼라인파트너스와 현재 경영진이 보유한 1.2%를 더하면 약 6.1%가 된다.

공개매수로 목표한 물량을 100% 채워 성공한다면 두 회사의 SM 지분율은 39.91%가 된다. 카카오 측 우호 지분까지 합치면 41.11%에 달한다.

카카오가 이번 SM엔터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엔터는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으로부터 약 1조2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했다. 현재 카카오엔터는 웹툰, 웹소설 등 스토리 부분에선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K팝 분야는 기존 대형 연예 기획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하다. 글로벌 사업확장을 위해선 K팝 지식재산권(IP)과 팬덤 커뮤니티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대해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공개매수가 15만원은 SM 기업가치를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인정한 것인데 올해 예상 단기순이익(900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주가수익비율(PER)을 40배로 본 것"이라며 "하이브가 2021년 전성기 당시 인정받았던 PER가 45배임을 고려했을 때 매우 높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15만원까지 공개매수가격을 써낸 것을 보면 인수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하이브는 SM이 있으면 좋은 수준이지만 카카오에 SM은 카카오엔터 단독 상장을 위해서 없어선 안 될 매물"이라고 설명했다.

■"매일 달라지는 이슈...승자 예측 불가능해"
공개매수 성공의 관건은 하이브의 대응이다. 하이브가 현재 보유한 SM 지분은 이수만 전 대주주에게 매입한 14.8%에 공개매수 지분을 더한 15.78%다. 풋옵션이 걸린 이수만 전 대주주의 잔여 지분 3.65%를 합쳐도 하이브의 SM 지분은 19.43%다.

카카오가 기존 하이브 공개매수가격(12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만큼 하이브 측 대응이 없다면 대량의 지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관계자는 "변수가 없다고 가정하면 SM의 주가가 15만원에서 더 오버슈팅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하이브 측의 추가 대응에 따라 주가가 15만원 이상으로 상승해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실제로 이날 에스엠(SM)의 주가는 전일 대비 15.07% 폭등한 14만9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점으로 보면 카카오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이슈가 터지기 때문에 SM의 주가는 물론, 이번 인수전의 승자를 예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하이브와 카카오 측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SM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기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표는 하이브가 더 많고, 그 이후 지분 구조가 바뀌더라도 임시 주총 개최 등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면서 "이번 정기 주총까지 한 달 내로 경영권 분쟁이 종결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soup@fnnews.com 임수빈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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