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4월 금리인상 門 열어뒀다.. 부동산은 2년간 40%오른 집값 조정국면
2023.03.07 16:39
수정 : 2023.03.07 19: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불확실한 물가 움직임에 금리인상 차를 멈춰 세운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이유부터 다음 달 금통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까지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총재는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8%였다. 3월 이후로는 4.5% 이하로 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연말에는 3% 초반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통화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경기회복, 부동산 시장 상황 등 여러 불확실성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고 금리를 올릴지 혹은 그대로 있을지 결정하자는 게 대다수 금통위원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일고 있지만 당분간 금리인하 논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총재는 최근 주택가격 하락세에 대해 "지난 2년간 40% 오른 집값이 조정되는 국면"이라며 최근 가격 하락폭이 줄어 금융안정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부동산 대마불사, 부동산 투자는 꼭 성공한다는 생각이 잡혀있는데, 고령화 등을 고려할 이 과거 트렌드(추세)가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와 관련 "현재 대출 연체율이 낮은 건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대출을 자동으로 만기 연장해 준 영향도 있고, 금리가 많이 올라가서 연체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도록 하는 정책방향이 매우 중요하고 이런 노력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4월 11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큰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당시 금통위원 여섯명 중 다섯명이 향후 3개월내 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하자고 했다"며 "앞으로 나오는 주요국의 금리결정과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밝혔다. 오는 2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캐나다와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 주요국의 정책금리를 전반적으로 결정해 다음달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FOMC의 금리인상으로 한·미간 금리차가 커지고 외환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 총재는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50%, 미국 정책금리는 4.50~4.75%로 상단 기준 1.25%p 차이가 난다. 미국이 이번 달 베이비스텝(한번에 0.25%p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돼 한·미간 금리차는 2000년 이후 22년여 만에 1.50%p로 벌어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환율이 1440원대까지 올랐을 때 금리차가 0.75%p였던 반면 1월초 환율이 1220원으로 내려왔을 때 한·미 금리차는 1.25%p였다"며 "금리 격차 자체가 환율 움직임을 결정한다기보다는 달러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이런 것들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차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도 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차가 더 커질 경우 생길 부작용에는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상반기까지는 어렵고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유가 변동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반기 성장률이 1.6%, 하반기에 2% 정도"라며 "3·4분기부터는 조금씩 반등하지 않을까 예상하지만 국제적인 상황 등 여러 변수가 있다"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