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등학생 30% 상대평가제도에 정서적 위기 겪어"
2023.03.09 17:25
수정 : 2023.03.09 17:28기사원문
국립부경대학교 전희정 교수(교양교육원·사진)가 고등학교의 상대평가 내신제도 속에서 학생들이 보이는 심리적 유형을 분석한 연구 결과다.
9일 부경대에 따르면 전 교수는 통계분석 방법인 잠재 프로파일 분석을 통해 전국 고등학생 297명의 심리적 적응 유형을 연구했다.
전 교수는 분석 결과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 심리적 적응 유형을 확인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온건한 비교와 경쟁', '낮은 비교와 경쟁' 집단과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높은 비교와 경쟁', '부적응' 등 4개 집단으로 구분했다.
가장 많은 46%의 학생이 포함된 '온건한 비교와 경쟁' 집단은 자기효능감, 진로집중 등 긍정적 요인이 양호했고, 부정적 요인은 그 정도가 크지 않았다. 24%의 학생이 속한 '낮은 비교와 경쟁' 집단은 자기집중 요인 점수가 가장 높았고, 상대평가에 긍정적인 인식까지 보였다.
반면 27%의 학생이 포함된 '높은 비교와 경쟁' 집단은 학업이 우수하고 친구 관계가 양호하면서도 정서적으로는 좌절감을 경험하고 있고 부정적 자아상과 긴장감이 팽배해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전 교수는 이들이 목표 성적이나 등급에 도달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비교하고, 정해진 비율 속에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자아상이 부정적으로 편향된 것으로 분석했다.
마지막 '부적응' 집단은 다른 집단과 비교해 친구관계, 주관적 안녕감, 성적 등이 유의미하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3%의 학생이 속해 있으며, 비교에 따른 심리적, 정신적 고통이 상당해 심리적 위기에 처한 모습을 보였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입을 준비하는 한국 고등학생들의 심리적 적응 형태를 보여주고, 상당수의 고등학생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신건강 상의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상대평가와 고등학생의 심리적 적응 유형: 잠재 프로파일 분석의 적용'은 한국청소년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청소년학연구' 최근호에 실렸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