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드론 사태로 러시아와 통화 "계속 비행하겠다" 경고

      2023.03.16 09:48   수정 : 2023.03.16 09: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방부가 흑해에서 발생한 미 무인기(드론) 추락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와 전화통화를 마치고 정찰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러시아는 책임을 부인하며 드론 잔해를 인양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미 정부는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약 50개국 국방 당국자들이 참여하는 우크라 방위연락그룹(UDCG)의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그는 회의에서 전날 흑해에서 발생한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와 미국의 ‘MQ-9 리퍼’ 무인기(드론)의 충돌을 언급했다. 미국은 사건 당시 우크라 본토와 크림반도 사이 국제 공역을 비행하던 드론에 러시아 전투기 2대가 접근해 위협했고 그 중 1대가 드론을 들이받아 결국 드론이 흑해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 드론이 러시아가 우크라 침공을 위해 설정한 임시 공역을 침범했으며 자체 결함으로 추락했을 뿐 러시아 전투기와 접촉이나 교전은 없었다고 밝혔다.

오스틴은 해당 사건에 "이 위험한 사건은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조종사들에 의한 위험하고 안전하지 않은 행동 패턴의 일부"라며 "러시아는 군용기를 안전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운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히 말해두겠지만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은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틴은 회의 이후 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건 이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통화했다"며 "열강은 투명성과 소통에 있어 귀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는 어떤 잠재적 긴장 고조 가능성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이 때문에 소통선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국방장관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통화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가장 최근 통화는 약 5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21일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했던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의 통화하겠다며 "이번 충돌 자체가 고의적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전투기가 고의로 끼어들어 공격적 행동을 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하고 전문적이지 않은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같은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로시야1방송과 인터뷰에서 추락한 드론 잔해를 인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을 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현지 매체 로시야24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흑해 연안에 비행제한 구역을 설정한 사실을 미국이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며 미국이 끊임없이 도발을 모색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밀리는 "드론이 흑해의 120~150m 수심으로 가라앉았을 수 있으며, 어느 측으로부터의 회수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흑해에 어떤 함선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우방을 통해 회수 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미국의 자산이다. 드론은 아마도 부서졌을 것이고 회수할 것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감한 정보의 경우 삭제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무엇이 남아있든 가치있는 것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CNN을 통해 추락한 드론이 아직 회수되지 않았고 회수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그것을 회수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그것은 흑해의 아주 깊은 물속으로 떨어졌다"며 "우린 여전히 회수 시도가 실시될 수 있을지를 평가하고 있지만,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CNN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군이 드론의 추락 직전에 러시아가 드론을 회수해 기밀 정보를 빼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원격으로 민감한 소프트웨어를 삭제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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