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쉰’ 무기력한 청년 50만명, 이대론 미래 없다
2023.03.20 18:11
수정 : 2023.03.20 18:11기사원문
통계청은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고, 즉시 취업이 가능한 상태에 있는 미취업자를 실업자로 분류한다.
이런 인구가 많아지는 것은 사회활력 면에서도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더욱이 쉬는 청년은 가파르게 늘면서 청년 취업자가 대폭 줄고 있는 현실은 우리 미래의 암울함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2020년 2월 43만8000명에서 2021년 2월 44만9000명, 지난해 2월 45만3000명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하다 1년 새 거의 10%인 4만5000명이 늘어났다. 반면 청년층 취업자 수는 4개월째 줄고 있으며 지난달엔 전년동월 대비 12만5000명이나 급감했다.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었다. 이 추세가 길어지면 지금 청년층은 잃어버린 세대가 될 수도 있다. 청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전방위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무기력한 청년이 계속 쌓이는 것은 그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시장에 단기 일자리는 아직 여유가 있다. 지난달 6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40만명 넘게 취업자가 증가했다. 50대 이상도 8만명 가까이 취업자가 늘었다. 중소·영세기업에선 일손이 부족해 백방으로 구인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그런데도 청년들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구직대열에서 계속 이탈하고 있는 것은 일자리 구조에 근본 문제가 있는 탓이다.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실시한 기술직 신규 400명 공채에 18만여명이나 몰려 화제가 됐다. 채용사이트가 한때 마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고임금에 정년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청년들이 얼마나 갈구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전반적 경제상황이 나쁘기는 하지만 기업들이 채용문을 넓힐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부터 만들어줘야 한다. 경직된 고용시장을 유연하게 풀어주고, 기득권 강성 노조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잡아줘야 한다. 이는 노동개혁의 일부이기도 하고 일자리 증대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정부는 끝까지 의지를 굽히지 말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과 복지 격차를 줄이는 것도 당면과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청년 취업의 미래는 밝아지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