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웅남이’의 방화, 그리고 실화

      2023.03.24 16:47   수정 : 2023.03.24 16:47기사원문
영화 ‘웅남이’(감독 박성광)는 동굴 속에서 마늘과 쑥을 먹은 반달곰이 사람으로 변신하여 국제범죄조직과 맞서는 내용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곰이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으로 변했다는 내용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단군신화를 연상시킵니다.작품 속에서, 짐승과 같은 능력이 있는 웅남이(박성웅 분)는 계곡에서 잡은 물고기를 불을 피워 구워 먹고, 모래를 불에 달궈서 손을 단련시킵니다.

이와 같이 불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불과 관련한 범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불과 관련한 범죄는 크게 방화죄와 실화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방화죄는 고의로 불을 놓아 건조물, 물건 등을 불태우면 성립하는 범죄이고 실화죄는 과실로 건조물, 물건 등을 불태우면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방화죄는 방화 목적물, 소유관계 등에 따라서 죄명과 형량이 달라집니다. 불을 놓아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 또는 지하채굴시설(이하 ‘건조물 등’)을 불태우면 성립하는 범죄가 현주건조믈 방화죄입니다.사람은 방화범 이외의 자연인을 말하므로 범인의 가족이나 동거인도 공범이 아닌 이상 여기의 사람에 포함됩니다. 즉, 방화범 혼자 사는 집에 방화하면 현주건조물 방화죄가 아니라 일반건조물 방화죄가 성립합니다.사람이 주거로 사용하면 방화할 때 거주자가 현존하지 않아도 현주건조물 방화죄가 성립합니다. 일부분이라도 주거로 사용하면 그 건물 전체가 현주건조물이고, 주거 사용이 적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주거로 사용한다고 봅니다.방화 당시에 건조물 등의 내부에 범인 이외의 사람이 존재하면 사람이 현존한다고 봅니다. 즉, 방화 당시, 건조물 등의 일부에 사람이 1명이라도 현존하면 전체가 현주건조물이 됩니다. 타인소유 뿐만 아니라 자기소유도 현주건조물이 됩니다.불을 놓아 공용으로 사용하거나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건조물 등을 불태우면 공용건조물 방화죄가 성립하고, 현주건조물, 공용건조물 등을 제외한 건조물 등을 태우면 일반건조물 방화죄가 성립합니다. 불을 놓아 건조물 등을 제외한 물건을 불태워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면 일반물건 방화죄가 성립합니다.
고의가 아닌 과실로 건조물 등이나 일반물건을 불태우면 실화죄가 성립합니다. 실화죄의 법정형이 1천5백만원 이하의 벌금이라서 방화범은 먼저 방화의 고의가 없는 과실에 의한 실화였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건조물, 일반물건 등에 대한 실화죄의 법정형이 벌금형이라 하더라도, 산림보호법에서는 과실로 타인의 산림을 태우거나 자기 산림을 불에 태워 공공을 위험에 빠뜨리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요즘,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이성교제를 시작하면서 눈 스프레이로 상대방 이니셜과 하트를 만든 후 불을 붙인 ‘불하트’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방화죄나 실화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불과 관련된 범죄는 방화죄, 실화죄 등의 형사 처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로부터 막대한 금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불은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했지만 불을 잘못 사용하면 인류가 이룩한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자연적 환경도 순식간에 파괴됩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웅남이’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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