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中 찾은 이재용 '생산 메카' 텐진부터 챙겼다

      2023.03.26 11:00   수정 : 2023.03.26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3년 만에 중국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가장 먼저 삼성 계열사들의 생산 메카인 텐진시로 향했다.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근무자들을 격려하며 해외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이후에 '시진핑 키드'로 불리는 천민얼 텐진시 서기를 만나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3년 만에 中 찾은 JY… 현장경영 보폭 확대
26일 재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 발전포럼) 참석 차 3년 만에 중국을 찾은 이 회장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텐진시다. 텐진에는 삼성전기 MLCC·카메라모듈 생산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생산 공장, 삼성SDI 스마트 기기·전기차 2차전지 생산 공장이 있다.


이 회장은 그중에서도 2021년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전자부품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텐진 지역에 근무하는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삼성전기 텐진 공장은 부산사업장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 정보기술(IT)·전장용 MLCC를 공급하는 주요 생산 거점이다. 삼성전기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텐진 MLCC 2공장을 건설했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약 3000~1만개의 MLCC가 탑재되는 반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MLCC는 약 2만개에 달해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0년과 2022년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현장점검과 전장용 MLCC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2020년 현장점검 당시에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서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공장 방문에 앞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소속 텐진 주재원과 중국 법인장들을 만나 해외 근무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격려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국과 한국 간 인적·물적 교류가 제약을 받을때도, 텐진을 비롯한 중국 주재원과 임직원들의 공급망 차질 최소화에 주력해 왔다.


텐진시 서기·글로벌 CEO와 협력 논의도
삼성전기 사업장 현장을 점검한 이후에는 천민얼 텐진시 서기를 만났다. 재계에서는 '시진핑 키드'로 불리는 천 서기와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 서기는 저장성 출신으로 2002~2007년 저장성 당 서기를 지낸 시 주석의 눈에 들어 핵심 측근으로 성장했다. 2018년 인구 3000만이 넘는 대도시인 충칭시 당 서기로 발탁됐고, 지난해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뒤 텐진시 당 서기로 부임했다.

이날 면담에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양걸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와 톈진시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튿날인 25일 오후에는 발전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을 찾았다. 2000년 창설된 발전포럼은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 발전연구센터가 주최하고 중국발전연구기금이 주관하는 대외 경제 교류 플랫폼이다.

외국 기업 관계자 대상 비공개 포럼 행사에 참여한 이 회장은, 취재단의 방중 이유를 묻는 질문에 "베이징 날씨가 너무 좋죠"라는 답변만 남겼다.

평소에도 해외 일정과 동선을 공개하지 않는 이 회장은, 중국에서 유독 발언과 행동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포럼에서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 경영 현안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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