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결국 사퇴..."지배구조 개선, 새 CEO 선출해야"
2023.03.27 15:27
수정 : 2023.03.27 15:27기사원문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 사진)가 27일 결국 후보직을 공식 사퇴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KT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차기 경영진 구성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리더십 공백 사태가 불가피해졌다.
■이사회 만류에도 끝내 사퇴
27일 KT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날 이사회에 사의를 표명하고 사퇴서를 제출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2일 이사진과 조찬 간담회에서 조직의 안정을 위해 많이 고민했다며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내외 이사들의 강한 만류로 숙고를 거듭해오다 결국 오늘 사퇴서를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윤 후보의 전격 사퇴에 여권을 중심으로 한 사퇴 요구와 검찰의 수사 압박 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후보가 7일 KT 이사회로부터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내정되자 여권은 구현모 현 대표와 윤 후보를 비롯한 KT 현직 사내외 이사진을 '이익 카르텔'이라며 비판했다. 특히 여권은 윤 후보 실명을 거론하며 배임 의혹이 제기된 구 대표의 "아바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종욱 대행체제 가능성도
KT는 윤 후보의 사퇴에 대해 "조기 경영 안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차기 대표가 언제 정해질지 알 수 없어 당분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KT 양대 노조 등 회사 안팎에서 이사회에 대표 선임 절차만 네번째 진행하게 된 책임을 묻고 있어 현 이사진의 존립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총 이후 공석인 대표이사직은 상법상 구현모 현 대표가 대신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권의 비판 등을 감안하면 구 대표의 임기가 31일로 만료돼 직제상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직무대행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31일 주총에서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대표 선출 과정 속 거듭되는 혼란에 이사진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이들의 연임이 무산되면 이미 사퇴한 이강철, 벤자민 홍 전 사외이사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대유, 유희열, 김용헌 사외이사만 이사진에 남게 된다.
윤 후보 사퇴로 공석이 된 KT 수장 후보 자리에는 김기열 전 KTF 부사장,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을 지낸 김성태 전 의원, KT 여성 임원 출신인 권은희 전 의원,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 남규택 전 KT 마케팅부문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현 포스코DX) 사장, 김철수 KT 스카이라이프 사장 등이 거론된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등 차기 대표이사 후보 4인 최종 명단에 올랐던 이들의 재도전 가능성도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