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입국 직후 공항서 체포..."폭로 사실이지만..."(종합2)

      2023.03.28 09:25   수정 : 2023.03.28 09: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으로 돌아와 5·18 유가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 고 전두환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전씨는 28일 오전 6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마자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는 서울시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마수대는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전씨에 대한 체포영장 및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인천공항에서 정장을 입고 수갑을 찬 채 취재진 앞에 선 전씨는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최대한 열심히 협조해서 수사 받고 나와 빨리 5.18 유가족, 피해자분들에 사과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대해 "제 죄를 피하지 않기 위해 방송을 통해 모두 보여드렸다"며 "미국에서의 병원에 마약 사용 기록 등을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취재진이 5.18 유족에게 사과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묻자 "저의 삶이 소중한 만큼 이 모든 사람들의 소중하고, 저는 지금 살아있지만 그분들은 여기 안 계시니까 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족들 반응을 묻는 질문에 "저를 미치광이로 몰아가는 사람도 있고, 진심으로 아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답했다.

이후 전씨는 서울경찰청 마수대로 연행됐다.

이날 오전 8시께 마수대에 도착한 전씨는 '폭로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는 "저는 사실이라고 생각해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또 비자금 등 폭로에 대한 추가 증거는 없는 것인지 질문을 받자 "제가 공개적으로 마약을 하고도 증거가 불충분한데 저희 집안이나 제 지인이나 사회적으로 돈이 많으신 분들께서 자본력을 사용해서…"라며 "직접적으로 처벌을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사실이고 저도 그 죄를 안다"며 "그래서 직접 광주로 가서 사죄를 드리려고 하는 게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조사에 열심히 임하고 제가 벌을 받아야 한다면 받고, 다음에 가능한 대로 최대한 빨리 광주에 가서 사죄 드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전씨를 상대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검사하는 한편 자신과 지인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발언의 진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전씨는 지난 17일 라이브 방송 도중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품을 복용한 뒤 환각 증세를 보인 바 있다. 이후 지난 24일 라이브 방송에서 "약물 사용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언급했다.

경찰은 전씨의 발언 등을 토대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해왔다. 마약을 투약했다고 전씨가 함께 폭로한 지인 가운데 국내 체류 중인 2명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씨는 지난 14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전 전 대통령의 손자라는 사실을 밝힌 후 일가가 돈세탁을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등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며 논란이 됐다.

아울러 지난 26일 전씨는 SNS를 통해 "3월 28일 오전 5시 20분 인천공항 도착 이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며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을 뵐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 들어가 정부 기관에 바로 잡혀 들어가지 않는다면 짐만 풀고 5·18기념문화센터에 들러 유가족과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5·18기념재단과 5·18단체(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도 "반성과 사죄를 위해서 광주에 온다면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이날 전씨가 입국과 함께 체포되면서 광주 방문과 사죄 행보는 미뤄지게 됐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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