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 하락에도 월세 찾는 이유...전월세전환율 때문
2023.03.29 05:00
수정 : 2023.03.30 10: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떨어지지만 여전히 월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전월세전환율(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 보다 더 높은 상황에서 세입자가 목돈인 전세 대출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도 있다.
아파트 전세, 월세거래 동시에 증가
29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2월(9754건)으로 1월(8506건) 보다 약 1000건 넘게 늘었다. 전년동월(8960건)과 비교해도 더 많다. 동시에 전세 거래도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2월 1만2603건으로 1월(1만537건) 보다 2000여건 더 증가했다. 다만, 전년동월(1만3109건) 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전월세 거래가 동시에 늘어나는 이유는 전세가격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월세전환율이 전세자금 대출 금리 보다 낮기 때문이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돌릴 경우 월세를 얼마나 내야 하는지 알려주는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1억원의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5%의 전환율을 적용하면 매달 41만7000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
전월세전환율보다 대출금리가 높으면 대출을 받아서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해진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전월세전환율은 2019년 12월(4.09%) 이후 올 2월(4.0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금융채 기준)는 3.48~5.10%다. 서울 전월세전환율이 급증했지만 여전히 전세 금리 보다는 낮아 월세가 유리한 셈이다.
세입자가 전세 대신 월세 찾는다
전문가들은 전세 수요자들이 반전세나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에서도 입주 물량에 따라 전월세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수석위원은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전세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폭이 더 클 수 있어 전세를 찾는 수요가 늘 수 있다”며 “반면 입주물량이 많지 않은 곳은 월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입자들은 2020년 8월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2+2년, 총 4년)에서 2년 계약이 만기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전월세를 사정에 맞게 선택하는 분위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대출금리인상 등으로 전세자금대출의 이자와 월세간의 차이가 줄어든 상황이다"며 "세입자가 사정에 맞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월세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0만6686건으로 전년 대비 0.1%p 감소했지만, 월세 거래량은 45만2620건으로 전년 대비 28.5% 증가했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42.7%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