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올라 더는 못 버틴다" 외식물가 뛰고, PB상품도 오른다
2023.03.28 15:02
수정 : 2023.03.28 17: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체적인 식자재 가격이 올랐지만, 손님들 눈치 때문에 가격이 30% 오른 연어 관련 메뉴만 값을 올렸다. 식자재 값 상승에다 가스가격 인상 부담까지 식당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고 가는 셈이다"(망원동 자영업자 백모씨)
지칠 줄 모르고 오르던 가공 식품 물가가 정부 압박으로 잠시 멈췄지만 이번엔 외식 물가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오른 식자재 가격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재료값 17% 올랐는데, 음식값 10%밖에 못올려
28일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가 자사의 외식 사업자 전용 식자재 구매 앱 '식봄'에서 판매되는 식자재 2015개의 지난달 말 가격을 조사한 결과 1년 전에 비해 평균 17.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품 가운데 84.4%(1701개)가 가격이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소비자원이 자장면, 김치찌개, 비빔밥 등 서울 지역의 8대 외식 상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1년 전보다 10.4% 오른 것으로 나타나 음식값보다 식자재 가격이 더 오른 셈이 됐다.
외식업체들은 "큰 폭의 가격 상승은 자칫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재료값이 오른만큼 음식값을 올리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누적된 식자재 가격 부담에 최근 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전방위적인 비용 상승이 이어지자 결국 가격 인상에 나서는 외식업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교촌치킨은 다음달 3일부터 닭 한마리 당 3000원 가량 가격을 올린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8% 가량 감소하며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임차료 및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용 상승에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크게 오르며 가맹점 영업환경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했다"면서 "특히 교촌은 특유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조각마다 붓으로 소스를 바르는 등 까다로운 조리 과정으로 소요되는 인건비가 더 높다"고 전했다. 업계는 선도업체인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이 결국 치킨 가격 릴레이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값싼 PB상품마저도 가격상승 행렬동참
고물가 속에서 그나마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며 1~2인가구의 알뜰 장보기를 도와주던 자체상표(PB)제품들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됐다. 우선 CU가 다음달부터 자체상표(PB) 헤이루의 주요 상품들 가격을 올린다. 생수 미네랄워터(500㎖, 1ℓ, 2ℓ)는 각각 100원씩 올린 700원, 1000원, 1300원에 판매한다. 미네랄워터(500㎖)의 경우 인상률이 16.67%에 달한다. 헤이루의 즉석밥 쌀밥득템(6입)은 6900원에서 7200원으로 300원 올랐다. 딸기·커피·초코·바나나프렌즈우유는 1850원에서 2000원으로 8% 인상됐다.
내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다른 유제품도 인상될 예정이다.
남양유업은 로스터 시리즈(카라멜, 에스프레, 돌체라떼)를 최대 12.5%의 인상해 250㎖는 2400원에서 2700원으로 올렸다. 연세우유(200㎖)도 100원 올라 1100원이 됐다.
CU 운영사 BGF리테일 관계자는 "원재료 수급 가격, 가스비, 물류비, 인건비 등 전방위적인 물가 인상으로 PB 상품을 제조하는 업체의 요청에 따라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