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를 보면 눈을 감는다"..바이낸스는 알고 있었나
2023.03.28 17:51
수정 : 2023.03.28 17: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의 위기인가, 바이낸스의 위기인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바이낸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가상자산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아닌,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소송을 제기한 것이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하락할 주요 리스크로 보기도 하지만, 자오창펑과 바이낸스만의 문제로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쟁글은 "CFTC의 소장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CFTC에 등록하지 않고 적극적인 고객 모집 활동을 통해 가상자산을 판매했고 자금 세탁, 내부 트레이딩 데스크 운영 등 각종 불법 활동을 저질렀다고 나와 있다"라고 전했다.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은 바이낸스 임직원 간의 대화이다. CFTC는 바이낸스 대표인 자오창펑(CZ)과 임직원들의 메시지 기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컴플라이언스(준법) 책임자가 “범죄 사실이 보이면 우리는 눈을 감는다”, "우리는 (고객에게) VPN(가상사설망) 사용을 장려한다"라고 적은 것이 포함돼 바이낸스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블록체인투자사 시니하인벤처스의 아담 코크란(Adam Cochran) 파트너 애널리스트는 "소장 내용을 읽어보니 상황이 안 좋아 보인다"라며 "CFTC는 바이낸스에게 치명타를 날리려고 하고 있고 이번엔 바이낸스 제국이 무너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소송을 가상자산업계에 대한 규제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분석가) 패트릭 다이나모는 "SEC는 코인베이스를, CFTC는 바이낸스를 쫓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8일 오후 5시46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94% 하락한 2만7001.78달러에 거래되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전일보다 0.99% 떨어진 3575만4000원에 거래되는 중이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 대장 이더리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전일보다 1.60% 내린 1726.76달러를, 업비트에서는 0.04% 떨어진 228만6000원에 거래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