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은 아파트가 안팔린다.. '악성 미분양' 한달새 13% 증가
2023.03.30 11:00
수정 : 2023.03.30 17: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준공후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 한달 사이 13% 이상 급등하는 등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다만,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주택 거래량은 50% 이상 증가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분양' 공포 확산
30일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438가구로, 전월대비 0.1%(79가구)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매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5만8027가구, 12월 6만8148가구, 지난 1월 7만5359가구 등이다. 기존에 국토부가 '미분양 위험선' 기준으로 삼았던 6만2000가구는 지난해 12월 이미 넘어선 뒤 지난달에는 1만3000가구 이상 늘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미분양 물량 10만 가구를 각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금리 인상 기조와 맞물려 분양가 인상, 주택 매수 심리까지 겹치면서 '청약 한파'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준공후 미분양은 8554가구로 전월대비 13.4%(1008가구)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입주는 했지만,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주택으로 '악성 미분양'으로도 불린다.
미분양 주택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만2541가구로 전월대비 2.3% 증가했다. 반면 지방은 6만2897가구로 0.3% 감소했다.
규모별로 전용 85㎡ 초과 미분양은 8849가구로 전월대비 0.9% 감소했고, 85㎡ 이하는 6만6589가구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면서 주택 공급도 주춤하고 있다. 2월 누계 주택 인허가실적(전체 주택)은 전국 5만4375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22.5% 감소했다. 수도권은 1만9497가구로 24.9%, 지방은 3만4878가구로 21.0% 각각 줄었다. 전국 아파트는 4만7072가구로 17.4% 감소했고, 아파트 외 주택은 7303가구로 44.3% 줄었다.
2월 누계 착공 실적 역시 전국 31955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28.0% 감소했고, 공동주택 분양(승인)은 전국 1만945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75.3% 줄었다. 반면 준공(입주)은 전국 5만486가구로 9.8%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 '온기'
반면 주택 매매 거래량은 50% 이상 급등하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월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4만1191건으로 전월 대비 59.9% 증가했다. 다만, 전년동월 대비에서는 4.6% 감소한 수치다.
수도권은 1만7240건으로 전월대비 67.4% 증가했고, 지방은 2만3951건으로 전월대비 54.9% 늘었다.
유형별로 아파트는 3만1337건으로 전월대비 75.6% 늘었고, 아파트외는 9854건으로 전월대비 24.4%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량도 늘고 있다.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2월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7만3114건으로, 전월대비 27.1% 증가했다. 전년동월 대비해서도 13.4% 늘었다.
수도권이 17만7860건으로 전월 대비 26.3% 증가했고, 지방은 9만5254건)으로 전월대비 28.8% 늘었다.
임차 유형별로 전세 거래량(12만847건)은 23.8% 증가, 월세 거래량(15만2267건, 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은 29.9%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취득세 중과세율 손질, 무순위 청약 관련 제약 등 다양한 규제 완화를 순차적으로 이어가면서 거래량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금리 인상 기조 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방 압박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