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100만원 객실만 있어요" 호텔업계, '꽃캉스' 손님에 행복한 비명
2023.03.30 13:47
수정 : 2023.03.30 13: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씨는 이번주말 모처럼 가족들과 벚꽃 놀이를 하며 호캉스도 즐기는 '꽃캉스'를 위해 호텔 예약에 나섰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여의도와 남산 인근의 호텔들을 검색하자 하루 숙박 가격이 100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이미 일반 객실들은 다 나가고 스위트급의 객실밖에 남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내년을 기약했다.
모처럼 마스크 없는 벚꽃 시즌을 맞이하면서 호텔 업계가 방긋 웃고 있다. 벚꽃 명소에 위치한 호텔들을 중심으로 '꽃캉스족'들이 몰리면서 만실 행렬이 이어지면서다. 호텔 업계도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경쟁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번 주말 벚꽃 명소 호텔 사실상 만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은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 주요 벚꽃 명소의 호텔들은 사실상 예약이 마감된 상황이다. 벚꽃 명소로 유명한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과 가까운 글래드 여의도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주말 모두 만실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벚꽃 명소인 석촌호수 인근의 시그니엘 서울 역시 이번 주 토요일 기준 객실이 90% 이상 나갔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벚꽃이 보이는 롯데호텔 월드는 80% 이상 예약이 마감됐으며 벚꽃 핀 남산을 볼 수 있는 호텔신라 서울신라호텔은 객실의 약 90%가 판매됐다.
이처럼 봄나들이로 분위기가 고조되자 호텔업계도 앞다퉈 다양한 '꽃캉스'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콘래드 서울은 여의도 한강 벚꽃 축제를 기념한 벚꽃 패키지인 '블루밍 데이'를 선보였다. 이 패키지는 호텔 1박 투숙에 조식 뷔페(2인), 벚꽃 마카롱 세트(10개입), 인스탁스 폴라로이드 카메라 대여, 콘래드 서울 돗자리 등을 제공하며 꽃놀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서울 광장동 벚꽃길로 유명한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시그니처 행사 '워커힐 벚꽃 축제'를 4년 만에 재개한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첫째, 둘째 주말(4월 8, 9, 15, 16일)에 벚꽃 아래에서 세계 각지의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인 페어'를 열고, 7일부터 9일까지는 야외 공간 '포레스트 파크'에서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페스티벌도 진행한다.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는 벚꽃이 만개한 아름다운 궁궐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서울풀_스프링' 패키지를 판매한다. 5월10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이 상품은 롯데호텔 서울에서 도보로 8분 거리에 위치한 덕수궁 입장권 2매 특전이 포함됐다.
제주신라호텔은 제주의 봄꽃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떠나는 '필 더 스프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제주신라호텔 레저 전문가들이 각 꽃 절정기에 따라 제주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한다. 지난해 가을과 겨울에 이어 선보이는 '필 더 시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매주 월~금요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음식으로 느끼는 봄..신메뉴 출시 활발
봄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식음료를 선보이며 입맛을 돋우는 곳들도 많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은 핑크빛으로 봄기운을 충전할 수 있는 벚꽃 콘셉트 '르 구떼' 애프터눈 티 세트를 내놨다. '르 구떼'는 '체리블라썸 리 오 레', '오렌지블라썸 파운드케이크'를 비롯한 5가지 디저트와 '게살 비트 크레페', '고트 치즈&체리 마카롱'을 포함한 4가지 세이보리로 구성됐다.
안다즈 서울 강남은 호텔 2층 조각보 미트앤코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봄철 식용 꽃으로 화려하게 색상을 표현하고 1++ 등급의 고기를 사용한 신메뉴를 선보였다.
롯데호텔 서울은 봄을 맞아 야외에서도 5성 호텔 셰프가 직접 조리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신규 투고(To-Go) 상품을 출시했다. 뷔페 레스토랑 '라세느'의 대표 음식인 양갈비, 로브스터(랍스터) 구이, 궁보 바다장어와 치킨커리로 투고 메뉴를 고급화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4년만에 마스크를 벗고 맞이하는 봄인만큼 나들이객들이 늘어나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도 색다른 꽃놀이 콘텐츠 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