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통' 조태용, 訪美 준비·외교안보라인 쇄신 책임진다

      2023.03.30 18:53   수정 : 2023.03.30 18:53기사원문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실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자리를 맡았다. 조 실장 앞에는 당장 내달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 방미 준비라는 큰 과제가 놓이게 됐다. 특히 김성한 전 실장의 급작스러운 사퇴로 윤 대통령 방미 이후에는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 쇄신까지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조 실장은 30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1개월 동안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인 글로벌 중추국가 건설을 위해서 주춧돌을 잘 놨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 주춧돌 위에 좋은 내용으로 집을 지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를 완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조 실장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고 정식 업무에 들어갔다.
당초 주미대사 직을 수행하던 조 실장은 외교부의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국내로 들어왔다 국가안보실장 자리를 맡게 됐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에 남아 업무 인수인계는 물론 내달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준비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 실장은 정통 외교관 출신의 대표적인 미국·북핵통으로 꼽힌다. 경기고 졸업 후 서울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1980년 외무고시 제14회로 외교부에 입부한 이래 북미국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1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토니 블링컨 현 미 국무장관과 카운터파트로 북핵문제를 논의한 경험이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대사로 임명된 이후에는 미국 현지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올해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지휘했다. 때문에 갑작스러운 자리 이동에도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준비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 실장은 "중차대한 시기에 안보실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안보실을 포함한 대통령실 전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또 원팀으로 노력해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이 임명됐지만 대통령실과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 물갈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대통령 순방 과정에서 벌어진 혼선과 잡음으로 인해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김 실장의 사퇴는 이같은 움직임에 더욱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조 실장의 후임 자리에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전 실장의 사퇴로 대통령실은 물론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까지 후속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8일까지도 김 전 실장의 교체설을 부인해왔다. 같은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참모들에게 김 전 실장 교체설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역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전 실장을 비롯한 안보실 참모들과 오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김 전 실장의 자진 사퇴 발표 이후 후임자 내정에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조 실장의 후임인 주미대사 자리까지 하루만에 채워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안보실장 교체와 그에 따른 후속 조치 논의가 어느정도 진행돼 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외교부 출신인 김일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자진 사퇴하고,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되면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개편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의 사퇴와 후속 조치 등의 속도를 고려하면 이같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 개편 시기는 윤 대통령의 내달 국빈 방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미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간에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장이 교체된 만큼, 실무진 개편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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