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투약 혐의' 전우원 출국금지...현재 광주 머물러(종합)

      2023.03.31 15:04   수정 : 2023.03.31 1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고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에게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현재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대한 사죄를 위해 광주에 머물고 있다. 전두환 일가 중 사죄와 묘역 참배를 한 것은 전우원씨가 처음이다.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씨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전씨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을 내렸다.

전씨에 대한 간이마약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으나 앞으로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확한 혐의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전씨는 전날 석방 직후 '경찰 조사에서 어떤 마약을 투약했다고 인정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방송에서 대마와 DMT 등 투약한 마약 종류를 이미 밝혔다"고 답한 바 있다.

현재 경찰은 전씨 모발 등을 채취해 체포 당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마약 간이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정밀감정 결과 등을 보고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범죄 수사를 위해 출국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될 때 1개월 이내 기간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출국금지는 통상 1개월씩 연장한다.

전씨는 지난 28일 국제인천공항에서 마약투약 혐의로 체포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36시간 만에 풀려났다. 이후 전씨는 광주를 찾았고 이날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리셉션 홀에서 5·18 유족과 피해자와 만났다. 신군부의 총칼에 희생당한 5·18민주화운동 유족 김길자씨와 총상 피해자 김태수씨, 폭행 구금 피해자 김관씨 등이 참석했다.

이어 기자회견에서 전씨는 "할아버지 전씨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으로 흐르게 했다"며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로 군부독재에 맞서다 고통을 당한 광주 시민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가족들뿐 아니라 저 또한 추악한 죄인"이라며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 또한 죄악이라고 생각하지만, 광주시민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학살의 주범에 대해 "저의 할아버지인 전두환씨다"며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대학살이고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전씨는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 앞에서 무릎 꿇고 큰절을 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5·18기념공원 내에 위치한 추모승화공간을 찾았고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로 이동해 오월영령들에 참배했다.

5·18민주묘지에서 전씨는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으로 희생자의 묘비를 닦기도 했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전두환의 후손이 묘비를 닦아내는 모습에 남다른 감정을 느끼는 듯 눈물을 보였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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