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BB탄 총 쏘고, 신체에 자신의 이름 새긴 IT거물의 '직장 갑질'

      2023.04.03 04:26   수정 : 2023.04.03 17: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직원들을 향해 BB탄 총을 쏘고 여성 직원 신체에 자신의 이름을 쓰는 등 엽기 행각을 벌인 '양진호 사건'이 재조명됐다.

지난 1일 채널A에서 방송된 범죄다큐스릴러 '블랙2: 영혼파괴자들'에서는 재산이 1000억원 이상이라고 알려진 IT(정보통신기술)업계 거물에서 추악한 범죄자로 전락한 양진호 회장의 이야기를 다뤘다.

모 IT 기업 회장이었던 양씨는 회사 내에서 직원들에게 BB탄 총을 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라고 폭언을 일삼았다.

또 직원들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염색시키거나 립스틱으로 여직원 신체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사진을 찍는 등 수많은 엽기 행각을 벌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양씨가 직원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리는 모습이 공개됐다. 스토리텔러들은 양씨의 만행들에 분노했다.

지난 2018년 양씨의 불법행위에 대해 직접 폭로한 전 직원 최모씨는 "모든 직원의 스마트폰을 도청했고 수개월 동안 양씨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연락하고 활용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씨가 직접 개발한 스마트폰 도청 프로그램 'XX지기'에는 문자 내용, 연락처, 사진, 인터넷 사용기록, 오피스텔 비밀번호 등이 모두 담겨 있었다.
감시한 직원 수만 70여 명에 달했으며 수집된 정보는 10만여건이었다.

재산이 1000억원 이상이라고 알려질 만큼 거대한 부를 축적해 IT업계 거물로 불린 양씨는 사실 '금수저'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고, 청소년기에는 아버지에게 맞아 고막이 터질 정도로 불우했다. 한 지인은 "그런 환경을 극복하려는 욕구가 집요할 정도로 강한 사람이었다"고 말헀다.

녹즙기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다양한 사업에 도전한 끝에 2004년 웹사이트 사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1년 불법 저작물 유통 행위로 구속된다. 여기서 풀려난 뒤부터 '갑질 폭군'이 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방송에서 장유정 감독은 "그때 양씨는 자신이 잘못해서 구속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회사 내부의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 제보한 탓에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면서, 출소 이후 직원들에게 가학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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