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결자해지... 타자 오타니가 2루타로 투수 오타니의 ‘승’을 만들었다
2023.04.06 09:15
수정 : 2023.04.06 14: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개막전에서 오타니(28·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6이닝 12K 무실점을 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당시 오타니는 더그아웃에서 팀의 역전패를 안타까워해 많은 일본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자 이번에는 본인이 모든 것을 결자해지 했다.
오타니는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투수 3번 타자로 출전해 투수로 6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오타니의 시즌 첫 승이며, 시즌 평균자책점은 0.75(12이닝 1자책점)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날 포심 최고 구속은 시속 158㎞가 기록되었다. 타석에서는 2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63에서 0.286으로 올랐다.
'투수' 오타니는 사실 이날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연속으로 볼넷을 허용한 뒤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그나마 홈 쇄도를 하던 1루 주자 타일러 프랑스를 잡아낸 것이 오타니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오타니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으나 점수를 주지 않았다. 2회 2사 1, 2루 위기에서 로드리게스를 1루 땅볼로 잡았고, 3회 2사 만루에선 A.J. 폴록을 3루 땅볼 처리했다. 오타니는 2-1로 앞선 7회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오히려 오타니는 타자로서 맹활약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뜬 공,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기록한 오타니는 3-1로 앞선 7회초 적시타를 날리며 자신의 승리를 지켰다. 그는 2사 1, 2루 기회에서 바깥쪽 낮은 공을 감각적으로 밀어 쳐 좌익선상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만들었다. 이 안타가 없었다면 경기의 성패와는 무관하게 오타니의 승리는 날아갔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이날도 에인절스의 불펜진은 추가 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적시타로 만든 한 점의 리드를 지켜 4-3 승리를 거뒀다. 한편, 시애틀 선발 투수로 나선 KBO리그 두산 베어스 출신 크리스 플렉센은 5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