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정답이야? 문제에 문제가 있네" 9급 공무원 시험 오타 논란
2023.04.09 16:49
수정 : 2023.04.09 16: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8일 치러진 9급 공무원 필기시험에서 한국사 8번 문제에 오타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수험생들 사이에선 복수 정답 인정 유무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전날 시행된 2023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 한국사 문제 중 8번 문제에서 오타가 발생했다.
한국사 8번은 고려시대 문화유산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선택지를 찾아내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 문제의 정답은 2번 선지 '월정사 팔각 9층 석탑은 원의 석탑을 모방하여 제작했다'이다. 월정사 팔각 9층 석탑은 원나라가 아닌 송나라의 석탑을 모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번 선지도 황해도 사리원 성불사에 있는 다포양식 건물 '응진전'을 '웅진전'으로 잘못 쓴 오타가 나, 사실상 1번도 옳지 않은 문장이 됐다.
인사처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는 이날 오전 기준 수험생 30여명이 해당 문제의 1번 선지도 복수정답으로 인정해달라는 이의 제기를 올린 상태다. 한 수험생은 "웅진전이라는 건물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1번 보기도 복수 정답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2번만을 정답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수 눈에 띄었다.
다른 수험생은 "단순 오탈자를 이유로 복수정답을 인정하는 행위는 열심히 공부해 명확한 정답을 맞힌 수험생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같은 과목의 13번 문항에도 이의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13번은 '밑줄 친 '나'가 집권하여 추진한 사실로 옳은 것'을 묻고 있다. 여기서 '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유추할 수 있다.
출제위원은 선지 4번 '베트남 파병에 필요한 조건을 명시한 브라운 각서를 체결했다'를 정답으로 제시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1963년)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수험생은 박 전 대통령의 군정이 시작된 5·16 군사 정변(1961년) 이후를 '집권'이라고 본다면 선지 1번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추진하였다'도 정답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사처는 오는 11일 오후 6시까지 이의 제기를 받는다. 이어 과목별 선정위원과 전문가들이 모인 '정답확정회의'를 거쳐 오는 17일 오후 6시에 확정 정답을 공개할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