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콘텐츠와 지역재생

      2023.04.13 10:54   수정 : 2023.04.13 10: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구고령화와 출산률 저하로 인구는 감소했고, 대도시로의 인구집중은 심화됐다. 서울과 지방의 소득, 학력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제 지방 중소도시들은 불과 수년내 ‘소멸’을 걱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편으로는 소멸되기 직전의 지방도시들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남은 방편으로서 ‘로컬’을 강조하는 움직임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역이 가진 저마다의 색깔을 발굴하고 강조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로컬’로서의 탈바꿈을 꾀하고 있고, 이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진다.


예컨대 농수산물 특산품으로, 교통편으로, 집값으로, 저마다의 이유로 지역은 유명세를 떨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스토리텔링이 생기는 순간, 그 지역은 ‘매력’이라는 가장 화려한 왕관을 머리에 얹게 된다.

그리고 이 왕관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힘이 있다.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이 없는 지역이라 하더라도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텔링의 축복이 내리는 순간 인기 높은 관광지로 탈바꿈할 가능성을 얻는다.

이 책 ‘로컬콘텐츠와 지역재생’은 바로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힘과 지역이 만나 이끌어내는 경제적 효과에 초점을 맞춰 지역 경제 활성화의 단초를 찾는다. 일본이 자랑하는 실로 방대한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와 그로부터 기인한 관광산업의 효과를 미세하리만큼 상세히 분석하기에 자료로서의 가치 또한 높다.

지역의 실제적인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 책은 다양한 일본의 콘텐츠산업과 관광 관련 생생한 지역사례를 다루며, 문화콘텐츠가 지역에서 어떻게 관광 및 산업 등과 연결되며, 실질적인 지역재생과 활성화에 도움을 주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록이자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이 다시 극장판 영화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요즈음, ‘슬램덩크’ 관련 이야기는 물론, ‘아톰’, ‘너의 이름은’, ‘요괴워치’ 등 낯익은 콘텐츠 들을 대거 등장시켜 독자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시대, 한국과의 비교 사례도 있어 함께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실제로 2022년 정부에서 발표한 ‘6차관광진흥계획’은 이러한 가능성과 기대를 담고 있는데, K-컬쳐를 무기로 관광대국으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 아래 한국형 콘텐츠 관광과 지역관광의 활성화를 강화하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이런 맥락에서 다양한 사례와 전략을 담고 있어 학교와 산업 현장 뿐 아니라, 포스트코로나 시대 능동적인 발전을 기대하는 ‘로컬’의 발전을 기대하는 지역에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라는 이어령 선생의 통찰력 있는 한 마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되새김질 되는 신기한 경험은 덤이라 할 수 있다.

이병민 건국대 문과대학 학장·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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