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양적완화 못하는 신흥국 장기침체시 물가 목표 상향 고려"

      2023.04.15 11:33   수정 : 2023.04.15 11: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패널 토론에서 장기침체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한국 같은) 신흥국은 물가안정 목표를 상향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신흥국 시장의 경우 장기침체나 디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될 경우 양적완화(QE)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물가안정 목표를 높이는 것은 우리가 사용할 수 없는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침체가 오더라도 신흥국들이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를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물가안정 목표(2%)를 조금 더 높이는 것이 대안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워싱턴DC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동행기자단에게는 물가 목표치 2%를 말하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는 "올해 연말 정도에 3% 수준이 될 걸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 국제유가와 미국의 통화정책을 봐야 해서 2%를 얘기하기 전에, 12월까지 3%로 내려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하반기에 있다"며 "하반기에 3%로 떨어지는 걸 보고 얘기해야 하기에 2%를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난 9~10월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맞서 통화 개입을 통한 원화 가격 방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9~10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원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에 통화 개입 효과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며 외환당국의 외화개입이 원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를 억제하는 안정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당국의 외환 개입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늦춰 투자자들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여지를 줄 수 있었다"며 "당시 달러 강세가 전세계의 공통적인, 일반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에 신흥국 통화 절하에 대한 낙인 효과도 적었다"고 설명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