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심한 ‘인베스트 아메리카’, IRA 보조금 싹쓸이
2023.04.18 18:07
수정 : 2023.04.18 18:07기사원문
미국 국세청(IRS)은 17일(현지시간) IRA 세부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주는 전기차 대상 차종을 발표했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 중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거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나 미국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사용해야 보조금 대상에 포함시켰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양산해 '북미 현지 조립' 요건에는 해당하지만, 배터리 핵심 광물은 중국산이어서 요건을 맞추지 못했다.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전기차 및 배터리 합작공장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요건을 충족시킨 뒤 재신청할 방침이다.
세액공제를 받으려는 다국적기업들이 너나없이 북미지역 투자에 나서면서 유례없는 제조업 붐이 일어난 미국만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백악관은 "IRA의 전기차 보조금 조항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이 활성화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추켜세웠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바이든 정부가 지난해 발효한 반도체법(CHIPS act)과 IRA의 영향으로 2040억달러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가 발효됐고, 8만2000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나친 보조금 정책에 대한 미국 국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제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시작한 정책이 자국 기업의 배를 불리는 대신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의 등을 돌리도록 만든다면 혹을 떼려다 오히려 붙이는 격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