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내전중인 예멘, 명절 앞두고 85명 압사 사고

      2023.04.20 10:28   수정 : 2023.04.20 10: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약 9년 가까이 내전을 겪고 있는 예멘에서 이슬람 최대 명절을 앞두고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85명이 숨졌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예멘 수도인 사나를 점령하고 있는 후티 반군 정부의 아니스 알 수바이히 보건부 대변인은 이날 사나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사고로 최소 85명이 숨지고 33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AP는 사나의 구 시가지에서 명절을 앞두고 현금을 나눠주는 민간 자선 행사가 열렸다며 행사에 군중이 몰려 사고가 터졌다고 설명했다.

이슬람교에서는 매년 음력에 따라 1개월의 단식성월(라마단) 의식을 진행한다.
이슬람 신자들은 라마단이 끝나면 사흘 동안 ‘에이드 알 피트르’ 축제를 열고 이는 이슬람 최대 명절로 불린다. 올해 라마단은 3월 23일 시작되었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달 22일부터 에이드 알 피트르가 열린다.

후티 내무부는 "이번 압사사고는 일부 상인들이 내무부와 미리 상의하지 않고 돈을 마구 나눠주는 등 대비 소홀로 일어난 참사"라고 밝혔다. 이어 행사를 주최한 2명을 체포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장 목격자들은 외신들을 통해 사고 원인이 후티 반군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현금을 받으려고 무질서하게 몰려들자 후티 군인들이 공중에 총을 쐈고 고압선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이 과정에서 놀란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여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약 30년의 독재정부를 거친 예멘에서는 2011년에 알리 압둘러 살레 대통령이 실각하고 과도 정부가 세워졌으며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과도 정부 수반으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이슬람 시아파 계열 무장 단체인 후티는 살레 정부의 잔당과 손잡고 반란을 일으켜 2014년 수도를 점령했다.
하디 정부는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로 피신했고 사우디는 배후에 이란이 버티고 있는 시아파 세력을 축출하기 위해 이집트 등 중동 8개국과 연합군을 조직해 2015년 3월부터 반군 공습을 시작했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멘 내전에 따른 직·간접 사망자가 약 37만7000명이라고 추정했다.
후티와 사우디 동맹군은 올해 대규모 포로 교환에 나서면서 휴전 협상을 진행중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