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성과 급급' 금융권 성과보수 제도 손본다

      2023.04.20 14:36   수정 : 2023.04.20 14: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융사 임원 및 금융투자담당자가 단기 성과에 급급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장기성과에 기반한 성과보수 지급이 강화된다. 다만 이미 지급된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방식 대신 성과급 규모를 조정하는 맬러스(malus)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개별 등기임원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심의받도록 하는 ‘세이-온-페이(say-on-pay)’ 제도 역시 도입하고 등기임원 뿐 아니라 경영진의 보수지급액도 공시하도록 해 임원 보수의 투명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연된 성과보수 조정..장기성과에 기반한 성과보수 지급 강화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제6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지배구조법상 성과보수 제도개선 방향이 논의됐다.

성과보수 제도개선 방향에는 △단기 성과주의 등 부작용 우려가 큰 임원과 금융투자담당자에 대해 장기성과에 기반한 성과보수 지급을 강화하고 △개별 등기임원의 보수지급계획에 대해 주주 통제를 받도록 하며 △등기임원 뿐만 아니라 업무집행책임자(경영진)의 보수지급액을 공시하도록 하여 보수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이 포함됐다.


먼저 임원과 금융투자담당자가 단기성과에 급급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성과보수에 장기성과를 반영토록 했다. 구체적으로 성과보수를 이연하고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이연된 성과보수를 조정(malus)하도록 했다. 기존에 언급됐던 환수(clawback) 방식은 법적 분쟁 소지 등으로 실제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조정 대상 성과보수 금액을 확대하기 위해 최소 이연 비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이연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투자 존속기간이 종료되거나 △환수를 통해 동일 효과를 달성할 수 있거나 △일정 직위나 보수 이하인 경우에는 기존 법령상 기준(3년, 40%)을 적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하는 방향도 함께 논의됐다.

■세이온페이 도입·개별임원으로 보수액 공시 확대
경영진이 주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보수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경영진의 급여 지급 현황을 주주총회 등에 상정해 심의받게 하는 '세이온페이(Say-on-pay)' 제도 역시 논의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 금융회사에 대해 개별 등기임원의 보수지급계획을 주주총회에서 설명하도록 해 주주들에게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기업 연차보고서에 개별 등기임원 뿐 아니라 경영진의 보수총액, 성과보수 총액, 구체적인 산정기준 등을 공시하도록 논의했다. 현행법상 임원 보수지급 총액이나 관련 산정 기준 등은 공시 의무가 없다. 금융위 측은 "이는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임원의 성과를 직접 확인하고,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지 않도록 견제 장치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 측은 "'세이온페이'와 '개별임원 보수액 공시 확대' 등은 정부가 2020년 6월 국회에 제출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포함돼있어 이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성과보수체계는 은행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중요한 장치 중 하나"라며 "오늘 논의된 지배구조법상 성과보수 제도개선 사항이 앞으로의 은행권 성과보수체계 개선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과보수의 조정·환수·유보 등에 대해서는 민간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이미 국회에 계류중인 법률 개정안에 대해서는 향후 국회에서의 논의 과정에서 적극 참여해 신속히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지배구조법상 이미 성과보수의 이연지급·환수 등이 규정되어 있음에도 국내은행들이 최소한의 기준만을 맞추는 등 외국에 비해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제도개선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은행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