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000달러? '돈나무 언니' 믿을 수 있나?

      2023.04.22 05:00   수정 : 2023.04.22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찍이 테슬라와 비트코인 등 신기술 분야에 적극 투자해 기록적인 수익률로 명성을 날렸던 캐서린(캐시) 우드 아크투자운용 최고경영자(CEO)가 또다시 테슬라의 미래를 낙관하며 5년 안에 주가가 1200% 뛴다고 예고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물러나면서 지난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그는 올해 수익률을 일부 만회했지만, 아직 투자자의 신뢰까지 회복하지는 못했다.

테슬라 주가, 2000달러 간다?

2014년에 미국에서 자산운용사 아크투자운용을 설립한 우드는 2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출연해 테슬라의 주가 전망을 언급했다.

전날 테슬라는 올해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4.4% 늘었지만 순이익이 24.3% 감소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차량 가격을 낮추는 대신 판매량을 늘리겠다고 밝혔으며 테슬라 주가는 20일 9.75% 추락한 주당 162.99달러에 장을 마쳤다.

실적 발표 직후 미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가격 인하로 브랜드 가치가 망가질 수 있다며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190달러에서 170달러로 낮췄다. JP모건도 목표 주가를 낮추면서 테슬라의 자동차 재고를 지적했다. 이어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를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드는 20일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수정했다며 "5년 단위의 투자 전망에 따르면 2027년에 약 2000달러에 이른다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 주가가 2027년에 최저 1400달러에서 최고 25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테슬라 주가가 2000달러가 되려면 지금보다 약 1200% 올라야 한다.

우드가 주목한 호재는 '로보택시'다.

머스크는 지난해 1·4분기 실적발표에서 2024년까지 운전대와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전기 택시인 로보택시를 대량생산한다고 예고했다.

우드는 테슬라가 순이익보다 매출에 집중하는 상황에 대해 "우리는 테슬라가 제품 규모를 늘리길 바란다. 개별 제품들이 잠재적으로 로보택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보택시 운영에 가장 중요한 교통 규제에 대해 "현재 규제에 대한 논의가 테슬라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자동차 사고 사망률이 최근 5년 동안 증가하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우드는 사회 전반에서 교통사고 대책 마련에 대한 압력이 커진다면 로보택시 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전망했다. 그는 "로보택시 도입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테슬라의 매출은 2030년에 8조~10조달러(약 1경628조~1경3285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이는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1·4분기 매출은 233억2900만달러(약 30조9925억원)였으며 2022년 연간 매출은 815억달러(약 108조2727억원)였다.



흔들리는 '돈나무 언니' 명성

테슬라와 비트코인의 초기 투자자로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던 그는 이전에도 기술주와 가상자산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자주 내놓았다. 우드는 2020년에 테슬라 주가가 2024년 기준 1400달러에 이른다고 추정했으며 2021년 3월에는 2025년 기준 1500~4000달러까지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 파산 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만6000달러 수준으로 급락할 당시에도 결국 시세가 2030년 기준 100만달러까지 오른다고 주장했다.

1955년생으로 미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우드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100%가 넘는 투자수익률을 거두면서 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이름(캐시 우드·Cathie wood)이 돈을 의미하는 ‘캐시(Cash)’와 발음이 비슷해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우드는 1977년 미 금융정보업체 캐피탈그룹의 이코노미스트로 금융계에 발을 들여 국제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틴(AB)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했다. 그는 아크투자운용 설립 이후 ‘파괴적 혁신’을 내세우며 성장 가치가 높은 기업과 투자 자산에 집중했다.

우드는 2018년 2월 CNBC에 출연해 당시 300달러 수준이었던 테슬라 주가가 “5년 안에 4000달러(액면분할 이전 기준)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고 3년 만에 현실이 됐다. 아크투자운용의 주력 펀드인 ‘아크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ARKK)’는 팬데믹으로 기술주 주가가 치솟으면서 2020년에 149% 상승했으나 미국의 금리 인상 및 기술주 주가 하락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ARKK는 지난해 약 41% 하락했고 2021년 2월 고점 대비 76% 추락했다. ARKK는 올해 기술주들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약 22% 반등하기도 했다.

우드는 비관적인 투자 성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기술주 및 가상자산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언론들은 ARKK의 수익률이 반등하기는 했지만 우드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ARKK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4700만달러(약 624억원)로 추정되며 아크투자운용의 다른 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관측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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