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뒤 '목격자'인 척 신고...30대 가장 '중태'

      2023.04.25 05:00   수정 : 2023.04.25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3일 새벽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로 30대 장애인 가장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112에 신고를 하며 목격자 행세를 한 남성이 사실은 가해자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행인을 치고 달아난 혐의로 30대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1시 14분께 동대문구 한 주택가 골목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30대 B씨를 들이받은 뒤 구호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를 받는다.

사고 현장 인근 CCTV에는 A씨가 사고를 낸 뒤, 차에서 내려 B씨 주변을 왔다갔다하다가 다시 차에 타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A씨가 옆 골목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가 차를 대고 걸어서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는 모습도 확인됐다.

KBS, MBC 등에 따르면 A씨는 경찰에 “술 취한 사람이 누워있다”고 신고했고, 주취자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B씨가 교통사고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됐고 구급차를 불렀다.

A씨는 자신이 신고자라며 경찰 조사에 응하고, 119 대원들이 응급처치 후 피해자를 병원으로 옮기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자택으로 돌아갔다.

현장 CCTV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한 경찰은 2시간여 뒤인 오전 3시 45분쯤 A씨 집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에도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B씨는 장애가 있는 30대 남성으로, 부인과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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