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들어서는 압구정...관망세 속 시장 잠잠 주민들 '고민 커졌다'

      2023.04.30 16:28   수정 : 2023.04.30 16: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주변 중개사들과 왜 이렇게 까지 문의 전화가 없는지 토론까지 했어요"
지난주 이틀에 걸쳐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신통기획안 설명회가 진행된 직후 기자와 만난 이 지역 공인중개사는 이 같이 말했다. 신통기획 설명회의 뜨거웠던 분위기는 압구정 부동산 현장까지는 미치지 못한 모습이었다.

4월30일 서울 압구정동 공인중개사들은 관망세가 우세하다고 입을 모았다.

압구정 현대 6·7차 맞은편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이미 사람들이 (재건축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까지 관심을 받지 못할 줄 몰랐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실제 공개중개사들은 매수 문의가 오히려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압구정 3구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평소에는 전화 문의가 많이 오는 편인데 (신통기획안 공개 다음날에는) 한 통만 왔다"며 "신통기획 소식 이후 거래가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호가를 확 올리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신통기획안 공개 이후 가격 상승 등 추후 변화 가능성을 감안해 매물을 내놓는 것도 신중해진 기류다.
최근 이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는 3.3㎡당 1억원 가량이라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 지역 주요 아파트들은 올해 3.3㎡ 당 1억원을 넘는 선에서 최고가를 찍었다. 신현대 아파트(현대 9·10·11차) 183㎡가 올해 3월 최고가인 60억원에 매매됐고, 구현대(현대 6·7차) 157㎡도 올해 2월 58억원에 매매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 14차 84㎡는 지난 3월 34억9000만원에 매매됐고, 한양 1차 아파트 121㎡도 올해 1월 최고가인 39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급매가 모두 팔리면서 현재 실거래는 찾기 어렵다. 현대8차 107.6㎡의 경우 지난해 7월 최고가인 39억원에 팔린 이후 올해는 거래가 없다. 한양6차 154㎡도 지난해 4월 최고가인 45억5500만원에 팔린 게 가장 최근 거래이다.

다만, 이 같은 관망세에도 급매물에는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인근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아무래 싸게 내놓아도 안 팔리던 게 이번에 좀 처리가 됐다"며 "신통기획 효과로 지난해 7월 39억원에 팔렸던 현대 8차가 최근 33억원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주민들의 고심은 깊어진 양상이다. 기부채납으로 높아진 분담금 등이 부담요인이 되고 있어서다. 앞서 진행된 설명회에 따르면 압구정 3구역에서 공공기여를 통해 보행교를 구축하는 사업비 약 2500억원은 주민들이 부담키로 했다.
4·5구역의 경우 한강변 조망데크공원 조성 비용도 기부채납해야 한다. 또 최고 70층 초고층에 따른 변화되는 생활 환경에 대해서도 일부 주민들이 우려를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보행교 구축 등을) 조합이 부담하면 여유 있는 사람들은 괜찮은데 한 채 갖고 있으면서 전세 사는 집주인들은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초고층 생활로 주민들의 삶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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