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헌팅 메카' 민락수변공원, 술 일체 금지되는 '금주구역'으로 바뀐다
2023.05.03 05:50
수정 : 2023.05.03 05: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늦은 밤 젊은 남녀들의 청춘을 만끽할 수 있었던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오는 7월부터 금주구역으로 바뀔 전망이다.
2일 수영구는 7월 1일부터 2만884㎡ 규모의 민락수변공원을 지난 2020년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의거해 금주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국민건강증진법 제8조 4항에 따르면 지자체는 음주 폐해 예방과 주민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조례로 일정 장소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앞서 수영구의회는 지난해 10월 민락수변공원과 같은 도시공원 등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건전한 음주문화 환경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7월부터 민락수변공원에서 음주한 뒤 적발될 경우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된다.
특히 수영구는 전담 공무원 4명을 채용해 매일 오전 2시까지 이곳에서 음주 행위를 점검할 방침이다. 음식 등을 포장해 먹는 등 야외 취식은 가능하지만, 페트병 또는 텀블러 등에 몰래 술을 담아와 마시는 행위 등은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주변 상인들 사이에서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 2월 수영구청 의뢰로 부경대 산학협력단이 관광객과 지역주민, 상인 등 286명을 대상으로 민락수변공원의 금주구역 지정에 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35.3%가 금주 구역 지정을 반대한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개인 음주 자유 침해를 이유로 금주구역 지정을 반대했다. 이외에도 주변 상권 침체와 관광객 유치 어려움 등이 이유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수영구청은 오는 4일 주민설명회를 연 뒤 오는 17일까지 구역 지정에 따른 주민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한편 민락수변공원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사람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부산 내 헌팅의 메카로 거듭났다.
한 해 90만 명에 육박하는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구사했으나, 매해 쓰레기 투기 또는 취객들의 고성방가 및 무질서가 난무해 몸살을 앓고 있다.
또 명소로 거듭난 이후 술과 담배 냄새, 거리에 쏟아진 음식물과 쓰레기 등이 뒤섞이면서 '술변공원'이라는 오명을 얻는 상황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