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인도 투자···자금 물길 틀어잡았다

      2023.05.08 14:40   수정 : 2023.05.08 16: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신흥국이 신규 투자처로 떠오르는 가운데 인도증시를 향한 국내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진다. 공급망 재편 수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인적자원 등이 재료로 쓰인다.

특히 대형사들의 참전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선택권이 넓어진 만큼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27개 인도 펀드에는 최근 3개월 동안 2501억원(4일 기준)이 새로 설정됐다. 베트남(348억원)을 크게 웃돈 것은 물론 중국·중화권(합산 2508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 기간 북미(-3628억원)을 비롯해 브라질(-15억원), 일본(-62억원), 유럽(-72억원) 등에선 유출세가 확인됐다.

인도 투자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발을 담그면서 몸집이 커졌다. 직접투자가 제한적인 만큼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5월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상장 전까진 ‘KOSEF 인도Nifty50(합성)’이 유일했으나 올해 들어서만 3개 상품이 추가 상장됐고, 지난 4일 기준 전체 순자산총액은 4135억원으로 올라섰다.

이 가운데 약 45%(1850억원)를 차지하고 있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인버스·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키움운용 1배 ETF는 현물을 편입하는 TIGER·KODEX 달리, 증권사와 스왑 계약을 맺어 운용하는 ‘합성형’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 구도에서 걷어내는 과정에서 인도가 그 자리를 꿰찰 적임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풍부한 ‘젊은 노동력’이 강점이다. 인구가 14억명을 넘어서며 올해 상반기 안에 중국을 제칠 전망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7%로 태국(14%), 중국(12%), 베트남(8%)을 밑돈다.

지난 2014년 모디 총리 부임 후 스타트업·제조업 육성 정책이 본격화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경제성장을 밀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제성장률 6.8%를 달성했고, 올해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6.1%다. 인도의 대표 시장지수인 ‘니프티50’도 지난 3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약 14%로 양호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 최저임금은 베트남의 3분의 1, 중국의 20% 수준으로 저렴하다. 신규 법인세율 역시 15%로 주변국(20~25%) 대비 상당히 낮다”며 “스타트업을 위한 행정절차 요구 수수료 환급율 인상, 투자기금 지원, 규제·재무 관련 법적 자문 등도 실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 영국의 해외직접투자(FDI) 규모가 늘어나는 대신, 중국 몫을 포기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 탓에 이어지는 무역적자나 중산층 비중이 낮고, 노동집약적 산업인 경공업 부문 발달이 비교적 뒤쳐져 있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고평가 논란 역시 털어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는 17배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올해 초엔 22~23배까지 튀었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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