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비판 임란 칸 파키스탄 전총리, 부패혐의로 체포

      2023.05.10 07:10   수정 : 2023.05.10 07: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군부를 비판해 온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9일(이하 현지시간) 부패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이슬라마바드 법원에서 군사작전 하듯 법원 청사 창문을 깨고 침투한 무장병력이 그를 체포했다.

칸 전 총리는 크리켓 영웅 출신으로 정치인으로 변신해 총리가 됐지만 지난해 의회의 불신임을 받아 쫓겨났다.



CNN에 따르면 칸은 파키스탄 반부패당국인 국가책임국(NAB)이 제기한 다수의 부패혐의로 체포됐다.

칸은 법원에 출석해 자신의 생체정보를 제공하던 도중 무장한 보안부대 병력에 체포됐다.
이들은 법원 창문을 깨고 청사에 난입했다고 CNN은 전했다.

칸의 정당인 PTI가 촬영한 동영상에는 무장병력이 이날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 청사에 난입했고, 짙은 선글래스를 쓴 칸이 혼란 속에서 소극적으로 상황을 지켜 보기만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보안군인들이 칸을 체포하기 전 여러 차량에서 무더기로 나와 손에 곤봉을 들고 있는 모습도 있다.

CNN에 따르면 칸이 전격 체포되자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퀘타시에서는 칸 지지자 한 명이 경찰이 쏜 총을 맞고 사망했다. 사망자는 경찰의 경고 사격 속에서도 경찰 저지선을 향해 가던 중 총에 맞았다. 시위대는 경찰에 돌을 던지며 맞섰고, 반정부.반군부 구호를 외치며 경찰 차량 한 대도 불태웠다.

칸은 체포 뒤 PTI가 올린 사전에 녹화된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이 “잘못된 혐의로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상을 볼 때 쯤에는 내가 이미 부당한 혐의로 구속돼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권리와 민주주의를 가져다 준 파키스탄 헌법은 이미 사장됐다”고 말했다. 칸은 이어 “아마도 여러분에게 다시 말할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자신의 부패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칸은 자신이 늘 법을 따랐지만 결국 이 나라의 기본 권리를 위한 정치적 길을 갈 수 없도록 하고 이 부패한 정부에 굴복하도록 체포됐다고 말했다.


올해 72세의 칸 전 총리는 지난해 의회의 불신임 투표로 축출됐다. 이후 샤바즈 샤리프 총리의 정부에 맞서 시위를 이끌고 있다.
칸은 샤리프 총재가 자신을 총리직에서 몰아내기 위해 군부와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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