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날씨 보고 우주여행 떠난다"… 24일 우주로 발사되는 위성 '도요샛'
2023.05.10 15:08
수정 : 2023.05.10 15: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때때로 통신 장애나 위성 항법 시스템(GPS)의 오차가 생기며, 항공기 탑승때 방사선이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작은 위성이 그 원인을 밝혀낼 겁니다."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이 10일 대전 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오는 24일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올라가는 큐브위성 '도요샛'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지금은 우주날씨가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가까운 미래엔 일기 예보를 보듯 우주날씨 예보를 보고 우주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돌면서 자기 폭풍 등 우주환경 관측
도요샛은 무게 10㎏에 가로 10㎝, 세로 20㎝ 높이 30㎝ 정도로 작은 큐브위성 총 4기로 이뤄졌는데 이번에 발사되는 총 8기 위성 중 절반을 차지한다.
작은 도요새가 높고 멀리 날듯이 고도 500㎞의 태양동기궤도를 돌면서 10㎞ 간격으로 횡대와 종대 편대비행을 할 수 있다. 천문연구원이 우주환경을 관측하는 탑재체를 개발하면서 총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본체와 시스템, 연세대는 편대비행 임무 설계와 알고리즘을 개발해 완성했다.
일반적으로 지구 대기권 내에서는 일정 지역의 공기중 여러 기체나 액체 입자들이 많거나 적어지면서 날씨 변화가 생긴다. 우주도 마찬가지다. 우주 날씨는 태양 활동에 의해 지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우주 물리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 물리는 태양에서 온 태양풍이 지구자기장과 부딪히면서 플라스마 불규칙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자기 폭풍이 일어나면 전자장비에 영향을 미친다.
이 본부장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이런 현상이 왜 생기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를 알아내려면 우주공간의 입자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인공위성을 직접 띄워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요샛은 4대가 종대로 지구를 돌면서 시간적인 변화를 살펴보고, 횡대로 움직이면서 공간적인 변화를 밝혀낼 예정이다.
러·우 전쟁에 좌절...우여곡절 겪은 도요샛
도요샛 탄생과 이번 누리호에 탑승하는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천문연구원이 최소 예산으로 오롯이 우주관측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인공위성을 만들기로 하면서 2017년 사업에 착수해 2021년 12월에 도요샛이 완성됐다. 2022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발사장에서 러시아 소유스-2 로켓으로 발사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산되자 누리호로 변경됐다. 이후 여러 방안을 강구한 끝에 지난해말 누리호 탑승이 결정됐다.
지금까지 우주 관측 장비를 가진 인공위성이 여러대 올라갔다. 대표적으로 다목적 실용위성 1호(아리랑)과 우리별 3호, 과학기술 위성 1호, 차세대 소형 위성 1호 등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독점해 우주연구를 하기에는 제약이 많았다. 이 본부장은 "다른 나라에 돈 주고 할 수 있겠지만, 진짜 우리 것이 있다는 것, 우리 마음대로 뭔가를 해볼 수 있다는 게 누리호가 가지고 있는 의미처럼 도요샛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도요샛은 24일 오후 6시 24분에 누리호에 실려 하늘로 올라간다. 1시간 40분 뒤 도요샛이 중국 상공을 지날때 천문연구원의 지상국과 첫 교신 시도를 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이때 고각이 12도 밖에 안돼 교신이 쉽지 않을 것 같아 다음날 새벽 1시와 2시 20분쯤 에티오피아와 유럽 상공을 지날때 유럽 상용 지상국을 이용해 교신하는 것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새벽 6시 40분께 대전 상공을 지날때 교신 확인이 이뤄질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