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석유' 보름간 가격 꿈틀했지만 배터리사 '느긋'

      2023.05.12 06:00   수정 : 2023.05.12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바닥을 모르고 하락하던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글로벌 공급 불안 우려 등으로 보름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반등했다. 리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지만 배터리업계는 원재료 가격 전가 계약 등을 통해 리스크를 헤지하고 있는 만큼 큰 우려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12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리튬(탄산리튬) 가격은 전날보다 5위안 오른 ㎏당 184.5위안을 기록했다.

리튬 가격이 180위안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12일(182.5위안) 이후 1개월만이다.

리튬은 '리튬 삼각지'로 불리는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3개국에 전세계 매장량의 50% 이상이 집중돼 있는 희귀금속 중 하나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주원료다. 2021년을 기점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더니 지난해 11월 581위안까지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고금리로 인한 비용 증가와 높은 가격으로 수요가 감소한 데다가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위축됐다. 글로벌 양극재 및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조정 시작과 함께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이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리튬을 공급하면서 리튬 가격은 올해 들어서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24일에는 연중 최저인 152.5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의 리튬 가격 반등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공급 불안 우려가 꼽힌다. 리튬 세계 2위 생산국인 칠레에서 리튬 국유화를 선언하자 이로 인한 가격 조정 및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되면서 가격 상승세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방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배터리 생산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최근 리튬 가격은 지난달 26일부터 보름간 단 한차례 하락도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수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의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와 리튬 가격 급락으로 배터리 소재기업들이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리튬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면서 "5~6월 전방수요의 회복으로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리튬의 가파른 하락세가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리튬 가격의 급반등이 당장 배터리업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 및 배터리 소재업체들은 리튬을 비롯해 니켈, 코발트 등 희귀 광물의 가격 변동성을 감안해 원재료 가격 변동을 판매가에 반영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중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원재료 매입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리튬이 배터리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가격변동성에 대비해 중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면서 "원재료 가격 변동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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