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찾은 칠레 대통령, 미끄럼틀 타다 몸끼어 '망신살'

      2023.05.16 07:52   수정 : 2023.05.16 07: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낮은 지지율로 곤욕을 겪고 있는 칠레 대통령이 고향을 찾아 미끄럼틀을 타다 끼여 망신살을 샀다.

15일(현지시간) 비오비오칠레와 인포바에 등 외신에 따르면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37)은 지난 7일 새 헌법 제정을 위한 헌법위원 선거를 위해 고향인 푼타아레나스를 찾았다가 동네 놀이터에 들렀다.

보리치 대통령은 지붕처럼 위에 보호대로 덮인 형태의 미끄럼틀을 타고 중간쯤 내려오다 몸이 끼여 몇 초간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발버둥만 쳤다.

이에 당시 옆에 있던 영부인 이리나 카라마노스(33)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해당 장면을 누군가가 동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며 화제가 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미끄럼틀에 갇혀 하반신만 보이는 보리치 대통령의 동영상이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처럼 떠돌았다.

해당 영상을 본 일부 주민들은 보리치 대통령이 잠시 갇혔던 미끄럼틀 맨 아랫부분 이음새에 문제가 생겼다며 지적했다.

칠레 야당은 "대통령이 체통을 지키지 못하다 아이들 놀이기구까지 망가뜨렸다"라고 비판했다. 요하네스 카이세르 하원 의원은 "대통령에게 수리 비용을 청구하고, 그 결과를 정식으로 보고하라"라고 자치단체에 요구했다.

클라우디오 라도니치 푼타아레나스 시장은 미끄럼틀 파손과 관련해 "부서진 게 아니라 부품만 갈아서 끼면 되는 상황"이라며 "3000칠레 페소(약 5130원)를 들여 나사 6개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보수했다"라고 전했다.

스페인어권 매체인 '레트라스리브레스'는 "30%대 낮은 지지율과 헌법위원 선거 참패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보리치의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보리치 정부와 좌파 집권당은 이번 헌법위원회 위원 선거에서 우파(51석 중 34석 차지)에 대거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추진해 제정한 진보적 성격의 헌법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데 이어 이번 선거 결과로 보리치 대통령은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일각에서는 30%대 중반에서 반등할 기미를 보이던 지지율 역시 다시 내리막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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