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하는 자동차 업계, 배터리 재료 찾아 '골드러시'
2023.05.16 15:20
수정 : 2023.05.16 1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전기차 전환을 선언하면서 배터리 재료를 구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조사들은 시장에 팔리는 광물을 사서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광산 업체와 협업해 직접 배터리 재료를 캐내기 위해 노력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자동차 제조사들이 배터리 재료 확보를 위해 광산 투자에 뛰어든다며 과거 금광에 사람이 몰리던 것처럼 새로운 ‘골드러시’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지난 2021년 발표에서 오는 2035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만 팔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인 리튬은 호주와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에서 집중 생산되고 있다. 전 세계 물량 대비 미국산 리튬 생산량 비율은 2015년만해도 3% 수준이었으나 2021년에는 1% 아래로 떨어졌다.
또다른 배터리 재료인 니켈 역시 인도네시아, 필리핀, 러시아 등에서 주로 나온다. 이에 GM은 지난 1월에 캐나다 광산 기업 리튬아메리카스와 손잡고 미 네바다주 태커패스에서 리튬 광산을 개발, 광산에서 나오는 리튬을 GM이 독점하는 사업에 합의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40%까지 높일 계획인 포드는 지난 3월 발표에서 액수는 공개하지 않은 채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산 지분을 사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발표에서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밝혔으며 올해 2월 발표에서 아르헨티나 구리광산에 1억5500만달러(약 2075억원)를 투자한다고 알렸다. 구리 역시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 등에 중요하게 쓰인다.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에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이미 세계 주요 광산 기업과 직접 계약을 통해 지난해 기준으로 배터리에 쓸 수산화리튬 95%, 코발트 55%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동차 업체들이 전동화를 결심할 당시 배터리 재료 수급에 너무 안이했다고 평가했다. GM의 배터리 조달 관계자는 WSJ과 인터뷰에서 2020년을 회상하며 “당시 우리 원자재팀은 시장에 리튬과 니켈이 많으니 공개 시장에서 사올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GM은 그러한 계획이 비현실적이라고 깨닫고 현재 전문 원자재 수급팁을 운영하고 있다.
광산 업체들 또한 급격한 변화에 맞춰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WSJ는 2010년대 초에 중국발 원자재 열풍이 꺼지면서 그동안 막대한 투자에 매달렸던 광산 기업들이 빚더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투자보다는 배당에 집중하느라 생산량 증대에 소홀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광산 기업들이 투자 자본을 얻을 곳이 많지 않다며 이러한 조건 덕분에 자동차 기업과 광산 기업의 협력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