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원에서 순천만습지까지.. "이곳은 놓치지 마세요"
2023.05.18 13:59
수정 : 2023.05.18 15:53기사원문
【 순천(전남)=정순민 기자】 전남 순천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4월 1일~10월 31일)는 성공한 국제 행사이자 지역 축제다.
개장 40일째인 지난 10일 박람회장을 찾은 국내외 관람객은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조직위원회가 설정한 목표 관람객 800만명의 37.5%에 해당하는 수치로, 이런 속도라면 목표치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것이 조직위 측의 판단이다.
10년 전 순천만정원박람회가 처음 열렸을 때에 비하면 올해는 행사장 규모가 훨씬 더 커졌다. 2013년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합쳐 전체 넓이가 111㏊에 이르렀는데, 올해는 여기에 도심권역이 더해져 193㏊로 규모가 확대됐다.
그밖에 무료권역인 동천과 오천그린광장, 그린아일랜드, 경관정원 등을 합치면 행사장 규모는 더 넓어진다. 이 모든 곳을 하루에 다 돌아보기 벅찰 정도다. 핵심 콘텐츠를 미리 체크해둬야 하는 이유다.
그린아일랜드와 경관정원
10년 전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 도심권역이다. 이곳의 핵심공간은 ‘오천 그린광장’이다.
홍수로부터 도심 침수를 막기 위한 저류지가 광장과 정원으로 변모했다. 자동차가 다니던 아스팔트 도로를 광활한 잔디정원으로 탈바꿈시킨 '그린아일랜드'도 사람과 자연을 먼저 생각하는 정원박람회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1.2㎞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마로니에길이 조성돼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하기에도 좋다.
박람회장 주변 농경지를 새롭게 꾸민 '경관정원'도 둘러볼 만하다. 여기서는 국가정원과 순천만 사이 농경지에 꾸며놓은 ‘논 아트’를 비롯해 국내 다양한 꽃과 풀을 심어 아름답게 가꾼 정원이 펼쳐져 있어 마음껏 자연을 누비며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해룡들, 풍덕지구 등 모두 8개 구역으로 이뤄진 경관정원은 크기만도 무려 355ha에 이른다.
시크릿가든과 국가정원식물원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시크릿가든'과 '국가정원식물원'도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다. 시크릿가든은 태양광 채광 기술을 활용한 지하정원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탐방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내부에 빙하정원, 햇빛정원, 식물극장 등이 꾸며져 있다.
첨단기술이 접목된 미래정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에는 에어컨 시설이 잘 돼 있어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철에는 더위를 피하기에도 안성맞춤한 곳이다.
또 4762㎡ 규모의 실내 공간인 '국가정원식물원'은 순천의 삼산이수(三山二水)인 해룡산, 봉화산, 인제산, 동천, 이사천을 테마로 꾸며 눈길을 끈다.
둥그런 돔 형태로 건축된 국가정원식물원 내부는 원시정원, 열대과수원 등 주제별로 꾸며져 있고, 내부에 공중 위를 걸을 수 있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돼 있어 실내정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또 시원한 물보라를 일으키는 15m 높이의 수직폭포가 있어 인증샷을 남기기에도 좋다.
국가정원뱃길과 가든스테이 '쉴랑게'
올해 정원박람회장에는 뱃길도 새롭게 열렸다. 고려 초 해룡산 해룡창(海龍倉)의 역사적 의미를 담아 국가정원과 도심을 잇는 뱃길을 복원했다는 것이 조직위 측의 설명이다.
매일 국가정원 내 호수정원에서 동천테라스까지 2.5㎞ 구간을 12인승 전기배 '정원드림호'가 수시로 왕복하는데, 배로 이동하면서 만나는 동천변의 화려한 자연경관과 순천의 맑은 공기는 덤이다.
관람객들이 박람회장 안에서 하룻밤 쉬었다 갈 수 있는 가든스테이 '쉴랑게'도 이번에 처음 선보였다. 조직위는 국가정원 내 생태체험교육장과 동천제방에 하루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캐빈하우스 35동을 마련해 매일 숙박객을 받고 있다.
투숙객에게는 조식은 물론 투숙 첫날 만찬과 참이 따로 제공되고, '그리랑게'(그림그리기), '밭갈랑게'(가드닝)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스카이큐브 타고 순천만습지로
순천에 왔다면 순천만습지를 안보고 갈 수 없다. 순천만습지를 둘러보기 위해선 국가정원에서 순천만습지까지 4.6㎞ 구간을 왕복 운행하는 소형 무인궤도열차 '스카이큐브'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스카이큐브는 동천을 따라 순천문학관이 있는 순천만역까지 이동하는데, 여기서 다시 24인승 차량인 갈대열차를 갈아타면 순천만습지 갈대군락지가 시작하는 무진교 앞까지 갈 수 있다. 이동하는 도중에 운이 좋다면 순천만의 명물인 흑두루미를 만날 수도 있다.
순천만 갈대는 이제 막 줄기를 뻗기 시작해 아직 푸른빛을 띄고 있다. 7~8월에 꽃을 피우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9~10월은 돼야 비로소 갈대 본연의 빛깔을 만들어내지만 초록빛 물결을 이루는 지금도 보기에 참 좋다. 초록빛 갈대 사이로는 순천만 갯벌의 마스코트인 칠게와 짱뚱어가 보금자리를 틀고 있으니 발 아래를 잘 살펴보자.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