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지팡이 왜이러나, 추행에 희롱까지"..5년간 경찰 100여명 성범죄로 재판行

[파이낸셜뉴스] 최근 경찰관들의 불법 촬영, 강제 추행과 같은 성비위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조직 기강에 대한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제추행에 희롱, 불법 촬영까지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 소속 A경위는 이달 초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A경위는 서울 성동구 자신의 주거지 인근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다 옆에 있던 여성을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수서서는 정 경위를 업무에서 배제하는 한편 대기발령 조처했다. A경위는 "스친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성 비위가 드러나 수사나 감찰을 받는 현직 경찰관은 하루 걸러 한 명 꼴로 적발되는 상황이다.

서울 중부경찰서 소속 B경정 역시 이달 초 여성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의혹으로 지난 19일 감찰 조사와 함께 대기 발령을 받은 상태다. 경찰은 감찰을 마무리한 뒤 B경정을 입건해 수사할지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 21일에는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C순경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경기도 인근에서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미성년자의제강간)로 구속되기도 했다. C순경은 피해 학생의 가족이 이를 신고하려 하자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2일에는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D경장이 소개팅 앱을 통해 알게된 20~30대 여성 10여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D경장은 소개팅 앱에 경찰 제복을 입은 사진 등을 올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성비위 잇따르자..."특별경보"

실제 성비위를 포함한 각종 불법 행위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 사례는 잇따르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경찰청으로 제출받은 '경찰공무원 기소 이상 처분 현황' 자료에 의하면, 성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은 △2018년 22명 △2019년 25명 △2020년 22명 △2021년 23명 △지난해 10명(7월 기준) 등 5년간 102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성 비위로 징계가 내려진 경찰관도 △2018년 48명 △2019년 54명 △2020년 69명 △2021년 61명 △2022년 79명으로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해 말에도 서울지역 경찰서 소속 E순경이 경기 안양의 한 상가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을 시도하다 붙잡히기도 했다. E순경은 여성 대상 성범죄를 조사하는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고, 치안 유지에 매진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잇따른 성비위로 인해 대국민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동안 잇따른 조직 자체 성범죄 예방 메뉴얼과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만큼 좀 더 강화된 자정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 1월 '경찰 성범죄 예방 및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성범죄 사건에 대한 엄정 처벌 △관리자 책임성 강화 유지 △성비위 징계를 받은 경찰의 여성청소년과 근무 금지 등을 내세운 바 있다.

한편 경찰관들의 성 비위 문제가 잇따르자 경찰청은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전반적인 조직 점검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중심으로 각 기능별 성 비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mail]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