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공기업보다 돈 많이 주는 대기업 갈래요"..中企 외면하는 청년 구직자들

      2023.05.24 12:00   수정 : 2023.05.24 13: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청년 고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청년들은 여전히 대기업과 공공기관 위주의 일자리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과 복지수준을 중요시하는 청년 구직자에겐 중소기업 워라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 근로조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청년 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청년세대 직장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64.3%는 여전히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공공부문이(공공기관, 공무원 등) 44.0%, 중견기업이 36.0%로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15.7%에 그쳤다.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는 청년층 일자리 사정을 더욱 어둡게 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적극적 구인활동에도 채용을 못한 미충원인원은 18만5000명에 달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대부분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17만3000명, 93.7%)에서 발생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선호는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들에게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절반 넘게(63.3%) "업무량에 비해 낮은 처우"라고 답했다. 이어 △워라밸 실현 어려움(45.3%) △불투명한 미래성장(43.7%) △낮은 고용안정성 우려(39.3%)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37.0%) 등 순이었다.

청년 구직자들은 직장을 선택할 때 '임금 및 복지수준(87.6%)'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어 △근로시간(워라밸(70.0%) △근무환경(65.7%) △고용안정성(57.0%) △기업 위치(44.0%)이 뒤를 이었다.

최근 대기업 생산직 채용에 수만명의 청년지원자들이 몰린 이유도 "높은 임금과 복리후생 때문"이라는 응답이 71.7%로 가장 높았다.

청년들은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46.7%)'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활성화 정책(40.7%)과 노동시장 개혁(33.3%)을 꼽았다.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도 78.0%가 '임금수준 향상'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청년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청년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대책이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설문에 응답한 청년들 중 정부의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에 신청해 참여한 비율은 15.0%에 그쳤다.
응답청년의 77.7%가 지원 신청을 하지 않았다. 지원 신청을 꺼린 이유로는 '정보를 찾기 어려워서(29.2%)'와 '신청해도 안 될 것 같아서(29.2%)'가 가장 높아 적합한 홍보 필요성이 대두됐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수출 감소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글로벌 경기둔화, 대중교역 약화 등 수출조건이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어 청년 고용시장은 한동안 얼어붙을 수 있다"며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관건으로 적극적인 규제와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여력을 넓혀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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