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역대급 배당금… 글로벌 대기업 430조 주주환원
2023.05.24 17:57
수정 : 2023.05.24 17:57기사원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영국 자산운용사 야누스핸더슨의 분기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FT는 배당액 증가에 대해 지난해 우크라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 증시에 악재가 많았으나 기업들의 수익률은 건재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야누스핸더슨의 벤 로프트하우스 국제 주식부문 대표는 "지난해 세계 경제가 겪었던 문제에 비하면 매우 인상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야누스핸더슨은 국제 배당금 규모가 1·4분기에 3% 증가했으며 올 한 해 동안 5% 증가해 연간 1조6400억달러(약 2159조원)에 이른다고 예상했다. 로프트하우스는 은행과 에너지 기업들이 배당폭을 늘린다고 예상했다.
미국 투자사 보스턴파트너스의 마크 도노반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기업 경영자 사이에서 얻은 이익을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 기업의 경영진들은 수년 동안 남는 이익을 수익률 낮은 사업에 쏟아 부었으며 궁극적으로 주가 역시 내려갔다"면서 "경영자들은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올리는 것이 주주를 부유하게 만들고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보면 세계 기업들의 1·4분기 배당액 가운데 약 절반이 미 기업들의 배당금이었다. 부동산과 기술, 의료건강 기업들의 배당이 늘어났으며 광산 기업의 배당은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줄어들었다. 영국 기업들의 배당도 1·4분기에 약 6% 증가했다.
미 골드만삭스는 이달초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배당이 올해 약 5% 증가한다고 예상하면서 경기 침체 시나리오에서도 배당 규모는 크게 줄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미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에르메스의 다니엘 페리스 펀드매니저는 기술 기업들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줄인 상황에서 투자자 유치를 위해 배당을 늘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어느 기업이 배당을 늘리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배당을 지속할 수 있는 기업은 현금 기반의 새로운 자본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