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美 부채한도 협상... '수정헌법 발동권'마저 난관

      2023.05.24 17:57   수정 : 2023.05.24 17:57기사원문
다음달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미국 여야가 예산 협상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당 측에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수정헌법 14조를 확대 해석해 의회 동의없이 빚을 늘려서라도 디폴트를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디폴트까지 빠르면 8일

AP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주)은 23일(이하 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올해보다 지출을 삭감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법안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전에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도 빠른 합의는 어렵다고 시사했다. 매카시는 전날 바이든과 만나 부채 한도를 논의했으며 바이든 정부와 공화당 실무진도 계속 협상을 이어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발표에서 "대통령은 가능하면 빨리 합의를 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는 지난 1939년부터 연방정부가 국채 등으로 빚을 질 수 있는 금액에 상한을 설정했다. 현재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는 2021년 12월 증액된 31조3810억달러(약 4경1297조원)다. 미 정부는 의회가 정부의 부채 한도를 확장하지 않는 최악의 경우 디폴트에 빠질 수 있으며 이미 지난 1월에 부채 규모가 한도에 달했다.

■수정헌법 14조 발동 어려워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핵심 대선 공약이었던 복지 지출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달 민주당 상원의원 11명과 하원의원 66명은 바이든에게 서한을 보내 수정헌법 14조를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정헌법 14조는 남북전쟁 이후 옛 노예 출신 시민들의 시민권을 보장하는 조항으로 1868년에 의회를 통과했다. 현재 민주당에서 지적한 14조 4항에는 "폭동이나 반란 진압을 위한 포상금이나 연금 지불을 위한 채무 등 법으로 규정된 미 정부의 공공 부채의 효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적혀있다.

헌법 학자들은 해당 조항이 미 정부가 국채 상환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러한 해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디폴트를 피하고 상환 의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입법부의 동의 없이 추가로 빚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가 수정헌법 14조에 대한 권한이 있는 지 살펴보고 있다.
우리는 권한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측에서는 바이든이 해당 조항을 발동하는 즉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잔피에어는 23일 수정헌법 14조에 대해 "이는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의회의 행동"이라고 밝혔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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