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굉장한 세계 VS 아침을 기다리는 숲

      2023.05.25 08:59   수정 : 2023.05.25 08: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5월 22일은 유엔 총회에서 지정된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이다. 매해 돌아오는 ‘생물 다양성의 날’은 유엔에서 생물다양성 협약이 채택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날에는 지구상의 생물 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국제적인 규모로 열리며, 우리나라 역시 2010년부터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생물 다양성이란 우리 지구에 사는 수많은 동식물이 이루는 생태계의 복잡한 풍요로움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지만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로 인해 최근 이러한 생물 다양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아무리 작은 생물이라도 그 생물이 지구에서 사라지게 되면 생태계에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생긴다. 만약 우리를 귀찮게 하는 모기가 멸종하게 되면 모기를 먹고 사는 잠자리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이는 잠자리를 먹이로 삼는 개구리의 수에도 영향을 준다. 한번 멸종이 시작되면 인류도 그 멸종의 연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생물 다양성은 우리가 반드시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이다.

‘이토록 굉장한 세계(어크로스)’는 동물이 세계를 감각하는 각기 다른 방식을 소개하며 생물 다양성을 위해 인류가 동물의 관점에서 행동할 것을 촉구하는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지구라는 방주 안에서 두 눈과 두 손으로 세계를 느끼는 것은 표준적인 방법이 아니다.

수십 개의 눈으로 세상을 그리는 가리비와 어둠 속에서 코로 땅속을 속속들이 탐험하는 두더지, 플랑크톤의 냄새로 풍부한 어장을 추적하는 바닷새 등 책에서 소개된 동물들의 감각 세계는 다채롭고 풍성하다.

인간이 아닌 동물의 감각을 짐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우리가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 환경 보호의 새로운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더 구체적으로 저자는 “감각을 더 잘 이해하면 우리가 자연계를 어떻게 더럽히고 있는지 알 수 있고, 그것을 보존하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라고 썼다.

일례로 저자는 “고요한 세계”로 잘못 묘사되고 있는 바다에서 인간이 만들어내는 소음공해를 지적한다. 많은 바다 생물은 초음파와 소리의 진동을 통해 먹이를 추적하고 서로 소통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그린다. 그러나 시추기의 스타카토 진동, 군사용 음파탐지기의 초음파, 배가 지나가면서 남기는 굉음이 바다의 소음 수준을 32배로 높여 놓았다. 이것은 인간으로 따지면 항상 귀마개를 착용해야 하는 정도의 소음이다.

생물다양성을 저해하는 치명적 요소로는 소음 외에도 기후변화와 산림파괴로 잦아지고 있는 산불 피해가 있다. ‘아침을 기다리는 숲 (창비)’은 산불이 파괴한 자연 속에서 망가진 동물의 삶을 선명하게 묘사한 그림책이다. 저자 ‘파비올라 안초레나’는 이 책으로 “환경 착취와 파괴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선명하게 담은 시의성 있는 그림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제15회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 상을 받았다.

숲의 밤의 어두움을 배경으로 고요함이 머무는 초반부와 숲을 집어삼킨 산불의 무자비함이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중반부는 검은색과 붉은색의 강렬한 색채적 대비를 이룬다.
그러나 결국 ‘아침을 기다리는 숲’은 산불이 모든 것을 태워버린 다음 다시 생명력을 회복한 숲의 모습을 그리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토록 굉장한 세계’와 ‘아침을 기다리는 숲’ 모두 환경 파괴의 무자비함이 동물들에 미치는 영향을 동물의 시선으로 생생히 전하며 환경 보호에 대한 공감을 끌어낸다.
지구라는 방주를 함께 타고 있는 동료 여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환경적 실천은 무엇일까? 모두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한지수 교보문고 이커머스영업팀 MD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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