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은 지구 자기장을 느껴 방향을 안다
2023.05.28 13:52
수정 : 2023.05.28 13: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철새들이 지구 자기장을 느껴 이동할때 항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자기장을 느끼는 특정 뇌 영역 '클러스터 N'을 켜고 끄는 것을 자유롭게 조절한다는 사실을 해외 연구진이 밝혀냈다.
즉, 새들이 음악에 관심 있을 때는 주의를 기울이다가도, 관심 없을 때는 음악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의 첨단 조류 연구시설(AFAR) 스콧 매도갈 샤클튼 공동 소장과 메들린 브로드벡 심리학과 박사과정생은 이같은 사실을 '유럽 신경 과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브로드벡 박사과정생은 28일 "이 뇌 영역은 특히 야간에 조류들이 이주할 때 장기장 나침반을 활성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전의 연구들은 대부분 유럽의 한 연구소에서 이뤄진 것들"이라며 "이와 달리 흰목참새 처럼 북미 조류로 재현해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 내부 외핵에서 액체로 존재하는 철의 흐름에 의해 생성된다. 이 자기장이 태양에서 방출되는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특히 이 자기장을 연어나 바다 거북, 철새와 같은 동물들이 이동시 항법에 이용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흰목참새는 천적들을 피하고 시원한 시간에 비행하기 위해 밤에 이동하려 할때 '클러스터 N'을 활성화 하고, 중간 휴식지에서 휴식할때는 이를 휴면상태로 만들었다.
지구 자기장은 1830년대 독일 수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가 처음 연구하고 확인된 이래 오랜기간 동안 물리학자와 항공우주공학자, 심지어 프랭크 허버트와 스티븐 킹과 같은 공상과학 작가들을 매료시켜 왔다.
브로드벡 박사과정생은 "자기장은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생각해보면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한 "새들은 지구의 자기장을 이용해 자신이 극지로 향하는지, 적도로 향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방향과 이동에 매우 도움이 된다"며 "새들이 이렇게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며, 인간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매도갈 샤클튼 교수는 "새들의 이주나 다른 동물들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이해하려면 동물들이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인간이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들은 자기장 나침반뿐만 아니라 태양과 별까지 주요 지표로 활용한다. 그리고 야간 조명이나 건물의 창문 같은 것들이 새들의 이주를 방해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