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 짓는다며 코인 발행... 개인 투자 230억 증발 위기

      2023.05.30 18:32   수정 : 2023.05.30 21:26기사원문
지오그룹이 야심차게 시작했던 씨원리조트 사업이 휘청이면서 '빌드업(BUP)' 코인이 휴지 조각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함께 투자했던 증권사와 제2금융권은 채권회수를 진행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오그룹의 '라마다 프라자&씨원리조트'가 지난 2월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맞아 공매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오그룹은 해당 리조트를 맡고 있던 신탁사에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걸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법원은 이달 말까지 PF 대출 관련 부채를 투자자에게 모두 상환할 기회를 줬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매는 그대로 실시된다.
해당 리조트 사업은 전남 신안에 지하 1층~지상 9층 규모로 호텔(159실)과 리조트(245실) 등을 개발하는 것으로, 지오그룹 계열사 지오종합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손실은 이미 현실화했다. 한국투자증권(180억원)은 유동화회사(SPC)를 세우고 해당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자금을 모았다. 이 중 ABSTB는 올해 2월 기한이익상실(EDO)이 발생함에 따라 자금보충을 통해 71억원을 상환한 상황이다. 나머지 90억원에 해당하는 ABSTB는 한국투자증권이 법인에 셀다운(재매각)했다. 이 외에 제2금융권이 360억원, 일반법인이 30억원을 각각 내줬다.

현재 지오그룹은 만기를 맞은 ABSTB 등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지오그룹이 지속적으로 채권상환에 실패하면 한국투자증권은 대출채권 매입 및 자금보충의무에 따라 ABSTB 잔액 약 70억원을 손실로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재무제표상 지오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4억원가량에 불과하다. 다만, 새 주인을 찾으면 한국투자증권 등은 해당 리조트 매각대금으로 변제가 가능하다.

정작 문제는 빌드업 코인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다. 빌드업 코인은 지오그룹이 '자은도 랜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발행했다. 지오그룹은 가상자산 발행 및 유통을 맡은 계열사 지오모네다를 통해 2020년 9월 빌드업 코인에 대한 디지털자산 초기 거래소 공개(IEO)를 진행했다. 지오그룹은 현금성 자산이 4억4800만원에 불과하지만 가상자산 열풍을 타고 약 230억원을 끌어모았다. 공모가격 50원에 약 4000만개를 팔았다. 투자자들은 해당 사업에 투자한다는 판단으로 들어온 것인데, 공매를 통해 리조트 주인이 바뀌면 해당 코인은 무용지물이 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시행 투자할 경우 223억원이 모였을 가능성은 낮다"며 "코인을 앞세워 자금을 모집한 행위는 유사수신, 사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오그룹 측은 "현재 대주단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라며 "약속한 대출을 이행하지 않아 회사가 힘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루한 법정 공방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김태일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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