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별 제휴 금융사 달라… "원스톱 맞나" 효용감 '뚝'
2023.05.31 18:26
수정 : 2023.05.31 18:26기사원문
■하나은행, 7개 대출비교 플랫폼 중 '4곳' 입점…시중은행 중 최다
5월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 첫날에 5대 시중은행(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중 가장 많은 대출비교 플랫폼에 입점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이 타행 대비 낮은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신용대출 금리가 정점에 달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하나은행은 6개월간 평균 신용점수와 서민금융을 제외한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 수준이 5대 시중은행 중 최저 1~2위를 유지해왔다.
시중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차주의 대부분이 이미 최저금리를 이용하고 있어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시중은행의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고객은 지난해 말 고금리 신용대출을 이용했던 차주로 추측된다. 이에 타행 대비 금리가 낮고 접근성이 좋은 하나은행이 최대한 많은 대출비교 플랫폼에 입점하면 차주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진다.
■대형 은행, 소극적인 입점 행보에 "갈아타기 어려워"
문제는 대부분의 은행이 눈치싸움에 나서며 소극적인 입점 행보를 보인 탓에 소비자들이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타행의 대출로 갈아타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대출 갈아타기는 카카오페이 등 대출비교 플랫폼 앱과 국민은행 등 주요 금융사 앱에서 가능하다. 이때 대출비교 플랫폼에서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제휴한 금융회사의 대출을 한눈에 확인해 타행으로 갈아탈 수 있는 반면 주요 금융사 앱에서는 해당 은행의 신규 대출상품으로만 대환할 수 있다.
현재 5대 은행의 상품을 한번에 비교하고 갈아타기 위해서는 카카오페이 앱을 이용해야만 한다. 토스, 네이버페이, 핀다 등의 대출비교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은 5대 시중은행 중 1~2곳의 대출상품만 비교 후 대환할 수 있고 뱅크샐러드, 웰컴저축은행 등 타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에서는 아예 5대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비교 플랫폼의 인지도 등을 고려해서 각 금융사가 처음으로 입점할 플랫폼을 정했고, 현재 여러 대출비교 플랫폼과 제휴 논의 중"이라며 "다만 다음달 중으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은행도 있어 카카오페이를 제외하고 모든 시중은행이 한 플랫폼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대출비교 플랫폼 입점 여부를 금융사 자율에 맡겼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입점 여부는 금융사와 그 플랫폼의 신뢰도·평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모든 플랫폼에 모든 시중은행이 입점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