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해협·센카쿠 놓고 美日과 '충돌·신경전'
2023.06.04 14:30
수정 : 2023.06.04 15: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도쿄=정지우 김경민 특파원】중국과 미국 국방 수장이 대만해협 등을 놓고 충돌했다. 중국은 일본과도 대만,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와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다.
대만, 美 충돌 치명적 VS 中 언제든 전투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달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은 대만해협 등을 놓고 양보 없는 공방을 벌였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대만해협에서의 충돌은 치명적일 것(devastating)”이라며 “글로벌 경제에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에서는 모든 국가가 자유롭게 항행, 작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크든 작든 모든 국가는 합법적인 해상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 등에 군함을 파견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할 것이며, 참여 국가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리 부장은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고 중국의 내정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이미 공인된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라며 “이를 빈 껍데기로 만들려는 어떠한 행위도 터무니없고 위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외부 세력이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며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려는 것은 대만해협의 정세 긴장을 조성하는 근본 원인이자 대만해협의 현상을 바꾸려는 가장 큰 골칫거리라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알고 있다”면서 “누군가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 한다면 중국 군대는 주저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징젠펑 부참모장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국 통일의 대업을 완성하는 것은 대만 동포를 포함한 전체 중국 인민의 공통된 염원이자 신성한 책무”라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상시적으로 전쟁에 대비하고 있으며, 언제든 싸울 수 있다"며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고 주장했다.
센카쿠 열도, 日 많은 우려 VS 中 접근 금지
중국은 일본과도 서로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샹그릴라 대화 기간 이뤄진 양자회담 모두 발언에서 중국의 공선이 센카쿠 열도 주변의 영해 침입을 반복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동중국해 정세나 일본 주변 해공역에서 중국 측 군사 활동이 활발해지는 등 안보상의 많은 우려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국 정상 간에 합의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리 부장은 “댜오위다오 문제는 중일 관계의 전부가 아니다. 양측이 대국적인 시점에서 이 문제를 파악해야 하며 일본 측이 중국에 접근해 마찰이나 충돌을 피할 것을 바란다”면서 “(1972년 중일 공동성명 등 중일이 합의한) 4가지 정치 문서 원칙을 일본이 엄수해 대만 문제에 손대지 않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이날부터 10일까지 중국과 뉴질랜드를 방문한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세라 베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과 함께 베이징을 방문해 양자관계 주요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무부는 구체적인 현안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외교가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재추진과 관련한 진전이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한 정상회담 이후 대화 수순으로 접어드는 듯했으나, 지난 2월 불거진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블링컨 장관이 예정된 중국 방문을 취소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