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부산이전 노조 반대 여전, 산은법 개정 향방은

      2023.06.05 18:32   수정 : 2023.06.06 08: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지난 5월 3일 한국산업은행을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한다고 밝히는 등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한국산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라는 산업은행법 제4조 1항을 들어 "국회의 산은법 개정이 완료되기 전에는 부산 이전이 불가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산은 노조는 오는 7일 '부산이전 반대 투쟁 1주년 전직원 결의대회'를 열고 반대 입장을 재확인할 계획이다.



산은 부산 이전 强드라이브, 노조는 반대 여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노조는 오는 7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산업은행 이전반대 투쟁 1주년 전직원 결의대회 및 이전반대 행진'을 연다. 노조는 7일 산업은행 본관을 시작으로 국회 정문과 국민의힘 당사 앞을 돌며 정부의 산업은행 이전 추진을 규탄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해 6월 8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출근저지 투쟁을 시작으로 이전반대 투쟁은 산업은행 본관, 금융위원회, 대통령실, 국민의힘 당사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됐다"며 부산 이전에 지속적으로 반대해왔음을 강조했다.

노조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부산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는 속속 진행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이던 지난해 1월 15일 부산 유세에서 '산업은행 부산이전' 공약을 발표했고 지난해 7월 26일 발표된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에 포함됐다.

올해 들어서는 추진에 가속도가 붙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30일 업무계획 보고에 '연내 산은의 부산 이전'을 명시했고, 4월 3일엔 국토교통부에 '산은 지방이전 대상기관 지정을 위한 신청자료'를 냈다. 자료를 낸 지 한달 만인 5월 3일 국토부와 균형위는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한다"라고 고시했다. 산은이 지방이전계획을 수립해서 제출하고 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행정 절차는 마무리된다.

산은법 개정 제자리 걸음.. 野 부정적 입장

행정 절차와 다르게 법 개정 절차는 제자리 걸음이다. 산은 노조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산은법 개정은 안 된다'라며 설득을 해온 데다, 실제 야당 의원들도 산은법 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산업은행의 역할과 절차적 하자, 노사간 의견차 등을 들어 부산 이전에 신중한 입장이다. 김종민 정무위 간사를 포함한 야당 의원 14명은 지난 4월 '산은 이전의 정상적 절차 준수 권고 결의안'을 내기도 했다. 산은법 개정 여부에 대해 여야 간 합의가 있을 때까지 정부가 부산 이전 추진을 중단해달라는 권고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11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산은 부산 이전은 대장 기러기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채우는,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해 행위라는 표현도 나온다"라며 산은 부산 이전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여야 의원들과 전국민의 축복 속에서 (부산 이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추후 사회적 논의를 더 거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무위 구성을 볼 때도 산은법 개정은 만만찮다.

위원장이 민주당 소속 백혜련 위원장인 데다, 전체 24명 위원 중 민주당 의원이 14명으로 과반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은 8명에 그치고 비교섭단체 2명 위원도 범야권으로 분류된다. 다만 부산·경남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은 산은 부산 이전에 긍정적이다.

이런 상황에 노조에서는 법적 절차와 여론전을 총동원해서 부산 이전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감사원에 '산업은행 이전 추진 불법의혹 국민감사청구'를 제기한 데 이어, 2월에는 서울남부지법에 '전보발령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산업은행 서울 유지 필요성에 대한 연구용역,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금융정책과 지역은행 상생모델 구축에 대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다.

노조는 서울을 홍콩·싱가포르에 버금가는 동북아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면서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건 일관적이지 않고, 또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금융격차 해소를 위한 다른 대안들이 있다고 본다.
노조는 지방은행에 간접대출을 확대하고 지방기업 육성을 위한 기금·펀드를 조정하는 등의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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