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도 오일머니 영향력 안으로, LIV골프·PGA투어 합병
2023.06.07 03:42
수정 : 2023.06.07 08:44기사원문
미국 프로골프 PGA투어가 사우디아라비아의 후원으로 출범한 LIV골프와 6일(이하 현지시간) 전격적인 통합을 선언했다. 세계 최대 프로 골프조직인 PGA투어는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기로 하고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과 두 골프리그 통합에 합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골프리그 통합을 위해 사우디가 약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통해 사우디가 국제 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PIF 책임자인 야시르 알 루마이얀과 제이 모나한 PGA투어 위원장은 6일 양 리그 통합 합의를 발표했다. FT에 따르면 갈등 봉합이 어려워 보였던 양 리그 수장들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함께 식사하고, 영국 런던에서 골프 라운딩을 돌면서 이견을 좁힌 끝에 결국 양 리그 통합에 합의했다.
이들 외에 DP월드투어로 알려진 유럽 투어 역시 이 합의에 공동 서명했다.
합병 합의에 따르면 PGA투어와 사우디 PIF는 공동사무국을 설치하게 된다. 이 공동사무국을 통해 투어를 개최하고, 양 리그간 법정 다툼도 중단할 계획이다.
공동사무국 회장은 PIF의 루마이얀이 맡고, 모나한은 최고경영자(CEO)로 실무를 책임지게 된다. 대신 PGA투어가 공동사무국 운영에서 최대 주주로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다.
사우디가 후원하는 LIV골프는 지금까지 브룩스 켑카,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등 유명 골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억달러를 썼다. LIV골프에 참여하면 PGA투어, DP월드투어에서 뛸 수 없었기 때문에 이들을 영입하는데 상당한 금액을 그 대가로 지불해야 했다.
PGA투어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스타 선수들이 하나 둘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LIV골프의 세가 불어났고, 신인들도 참여했다.
프로골프 리그간 다툼이 본격화면서 미 정부가 반독점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LIV골프 출전 선수들은 PGA투어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하는 PGA투어의 규정이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이에 더해 PGA투어와 LIV골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서로 제소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골프클럽에 LIV골프 리그전을 유치하기도 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양 리그 합병을 환영했다. 트럼프는 "경이로운 골프 세계를 위한 크고, 아름다우며, 매력 넘치는 합의"라고 말했다. 모든 단어를 대문자로 썼다.
한편 PIF는 국제 스포츠계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골프리그에 깊숙이 참여하게 된 PIF는 이미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 소유주이기도 하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PIF에 사우디 축구팀 4곳의 과반 지분을 넘기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