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청서 20여 년간 구두 수선하는 김기승 사장의 '특별한 이야기' 화제

      2023.06.07 16:35   수정 : 2023.06.07 16: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지금 당신은 어떤 신발을 신고 있나요? 과거에는 대부분 검정색 구두를 신었지만, 이제는 색도 디자인도 다양하고 운동화도 많이 보입니다. 신발의 교체는 세대의 변화이자 직원 가치관의 변화겠죠? 덕분에 새로운 행정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광주광역시청에서 20여 년간 구두수선소를 운영하며 공직자의 신발을 책임져온 구두수선사 김기승 사장이 7일 열린 광주시청 6월 정례회의 외부강사로 나서 '신발로 본 세상의 변화'와 '개인 맞춤화로 발전하는 행정'에 대해 소회를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날 김 사장의 강연은 강기정 광주시장의 초대로 이뤄졌다.

강 시장은 '시청에 출근한 후 항상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마음'에 김 사장을 강사로 초빙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두코만 봐도 누구 신발인지 안다'라는 김 사장은 이전 사람들은 두 달도 못 버텼던 청사 구두수선소를 '찾아가는 서비스, 회원제 운영'이라는 누구도 생각 못한 마케팅과 비즈니스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김 사장은 이날 강 시장과 함께 시청 대회의실 무대에 올라 그의 특별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한때 구두수선소 회원만 500여명에 달했으나, 운동화나 캐주얼화 등으로 신발이 다양화되면서 이제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하지만 한결같은 긍정의 에너지와 함께 주 2회 구두를 깨끗하게 닦아 관리하고, 직접 사무실까지 배달한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특히 인사철이면 누구보다 빨리 회원들의 새 사무실을 파악, 배달사고가 없어 광주시청 공직자들 사이에선 '천재'로 불리기도 한다.


김 사장은 특히 이날 강연에서 "'긍정'이라는 신발과 '혼자가 아닌 함께 같이'라는 신발을 신고 걸어갈 때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 광주'를 만들 수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행정의 모습을 보여 달라"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후 마이크를 넘겨받은 강 시장은 "김 사장님의 말씀처럼 우리들의 취향과 개성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됐고, 이러한 신발의 변화는 우리 일상의 변화를 보여준다"면서 "변화한 세상에 발맞춘 '개인 맞춤화된 쌍방향 서비스'로 섬세하고 창의적인 행정으로 발전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시민의 구성, 가구의 형태, 국적의 다름 등 사회가 변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의 산업으로 다양화하고 있는 만큼 행정의 변화도 당연하다"면서 "과거의 행정이 관리에 가까웠다면 오늘날 행정은 쌍방향 서비스로, 섬세하고 창의적인 행정으로 발전시키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개인 맞춤화된 행정의 사례로 광주다움 통합돌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시스템 구축, 은둔형 외톨이 지원, 1인 가구 및 이주민 지원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강조한 '나-들'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강 시장은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우리로 뭉뚱그릴 수 없는 주체로서의 '나'를 분명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뜻이었다"면서 "'우리'를 구성하는 몰개성적인 구성원이 아니라 '우리'를 구성하는 개성적이고 다양한 주체인 '나'를 강조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에 절대복종, 절대명령과 같은 것들이 '공동체'와 '나'의 관계였고, '우리'나 '공동체'를 위해 '나'를 무조건 희생하는 것에서 벗어나 '나'의 일을 하면서 행복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민선 8기 시정 구호인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에도 이러한 바람이 담겨있다"라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끝으로 "민선 8기가 시작된 지 1년이 돼간다. 그동안 시민 눈높이에 맞춘 행정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모든 공직자들께 감사드린다"면서 "공직자들 또한 '나'를 잃지 말고 스스로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행정을 펼쳐 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광주시의 민선 8기 정례조회는 과거 훈시 위주에서 벗어나 직원 토크쇼, 시장의 편지, 사업 실무담당자의 90초 발표(PT) 등 시정 철학과 방향을 함께 이야기하는 등 소통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 호평을 받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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