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해도 횟집 올까요"…시름 커지는 노량진시장

      2023.06.10 07:01   수정 : 2023.06.10 09:54기사원문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수산시장 관계자가 일본산 가리비를 대상으로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다. 2021.4.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내 활어매장에서 연어회를 뜨는 모습. 2021.12.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3.06.09/뉴스1 (포털사이트 카페)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소금. 2023.6.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참돔·멍게·가리비는 모두 국산으로 바꿨어요."

서울에서 18년째 횟집을 운영하는 심모씨(41)는 두 달 전부터 일본산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기가 임박하자 원산지를 묻는 손님이 부쩍 많아졌기 때문이다.



심씨는 "가리비는 맛이나 신선도 면에서 국산보다 선호도가 높아 횟집들이 일본산을 많이 내놓는다"며 "이젠 맛·품질을 따지지 않고 국산만 제공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손님 발길 끊길라"…수산시장·횟집 근심 가득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횟집과 수산시장의 고심이 깊어졌다.
오염수 방류로 시작될 '해산물 공포'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7년째 장사하고 있는 김모씨(36)씨도 근심이 가득했다.

김씨는 "일본산을 먹지 않겠다는 손님이 늘고 있다"며 "손님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을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염수 방류가 본격화하지 않은 만큼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이 체감하는 매출 변화는 아직 크지 않다. 그러나 최근 방사능 수시 점검 모습이 자주 포착되며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김씨는 "시장에는 방사능 수치 검사를 통과한 수산물만 들어오기 때문에 손님들 걱정이 크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미역·멸치 미리 사둘까요"…사재기 현상도

원전 오염수 방류 우려는 먹거리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소금을 사용하는 장류나 젓갈, 김치부터 멸치와 미역 등을 미리 구입해 보관해두려는 움직임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37)는 "정말 오염수가 건강에 영향이 없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요즘엔 식당에서도 원산지를 더 유심히 보게 된다"고 말했다.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신안군에서는 김장철도 아닌 한여름에 난데없는 소금값 인상이 시작됐다.

지난 8일 신안군수협직매장은 신안천일염 2021년산 20㎏ 가격을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인건비 인상 영향과 올여름 장마에 대비한 결정"이라면서도 "일본 오염수 방류 결정 이후 소금 가격이 급격히 올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초읽기…"소금값 오를라"

원전 오염수 방류가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아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 우려가 커지면서 도매시장에서 소금 사재기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며 "시장에 풀린 물량이 부족해지면 소비자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올해 여름 오염수 방류를 예고한 상태다. 현지 언론들은 도쿄전력이 해저터널에 바닷물을 넣는 작업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원전에서 바다까지 이어진 해저터널에 바닷물을 채워야 방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막바지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부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현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상태다.

지난달부터 소비자가 직접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도 운영되고 있다.
4월부터 한 달간 '국민신청 방사능검사' 시범운영 기간 235명이 검사를 신청했고 총 211건 가운데 40개를 선정해 검사한 결과 모두 세슘과 요오드가 검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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